아르헨 "독일과의 40년 앙금 털겠다"

아르헨 "독일과의 40년 앙금 털겠다"
  • 입력 : 2006. 06.30(금) 13:02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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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가 2006독일월드컵 축구 8강전에서 맞붙을 독일을 상대로 40년 전의 앙금을 털어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우승 이후 20년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의 독일에 대한 앙금은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8강전에 참여했던 독일인 주심의 이상한 판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서독 출신인 루돌프 크라이트라인 주심은 아르헨티나-잉글랜드 경기 도중 아르헨티나 선수 1명을 퇴장시켰다.

전반 35분 아르헨티나 주장 안토니오 라틴이 거친 파울을 한 뒤 주심에게 "앞으로 주의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건넸지만 크라이트라인 주심은 이를 욕설이라고 단정짓고 라틴을 그라운드에서 쫓아냈다.

주심 판정에 수긍할 수 없었던 라틴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10여 분 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고 항의를 해 봤지만 경기는 다시 진행됐다.

아르헨티나는 결국 라틴의 퇴장으로 10명이 뛰는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후반 33분 잉글랜드의 제프 허스트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졌다.

게다가 경기 후 크라이트라인 주심의 발언은 이번 패배로 분노했던 아르헨티나 국민을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

주심이 경기가 끝난 뒤 "라틴의 표정은 반항적이었다. 스페인어를 몰랐던 내게 큰 소리로 떠들어댄 그 선수의 스페인어는 욕설"이라고 '엉뚱한' 변명을 늘어놨던 것이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이에 "크라이트라인 주심이 도박에서 승리하기 위해 고의로 이런 판정을 내렸다"면서 비판의 강도를 넘어서 심판 자질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점차 감정 싸움으로 바뀌어갔다.

게다가 같은 날 열린 서독-우루과이 8강전에서는 잉글랜드 주심이 우루과이 선수 2명을 퇴장시킨 가운데 서독이 4-0으로 승리를 거두자 남미 전역에 심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남미 축구 팬들은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등 유럽 팀과 맞붙는 상대 팀들을 열렬히 응원하며 4년 전의 일을 복수하려고 애썼지만 과거 독일인 심판 판정에 대한 앙금은 계속 남아 있었다.

독일월드컵에서 유럽 축구 강팀에게 다소 유리한 판정이 내려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아르헨티나가 이번 8강전에서 40년 전 독일 주심의 애매한 판정에서 비롯된 앙금을 깨끗이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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