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신데렐라]‘내 딸만 예뻐진다면…’

[새영화/신데렐라]‘내 딸만 예뻐진다면…’
  • 입력 : 2006. 08.19(토) 00:00
  • /문미숙기자 msmo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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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에 감춰진 음모

 우리사회는 외모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나라다. 예쁘고 매력적인 얼굴에 용모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이 사회의 한 단면이다. 때문에 성형은 외모가 경쟁력일 수 있는 연예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돈만 있으면 고치고 싶은 부위가 있다’는 생각을 한 두 번쯤 해본 일반인들이 여럿일 것이다.

 17일 개봉한 봉만대 감독의 ‘신데렐라’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형을 소재로 삼고 있다.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연결지어 소름끼치는 공포에 모성애를 가미시킨 스토리로 관객들에게 다가선다.

 성형외과 의사 윤희(도지원)와 여고생 딸 현수(신세경)는 겉으로 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이 사는 친구같은 모녀다. 한창 외모에 관심을 갖는 10대 후반의 현수 친구 수경은 새로워지고 싶은 욕망에 방학을 맞아 윤희에게 성형수술을 받는다. 그러나 수술후 몰라보게 달라진 외모에 자부심을 갖던 것도 잠시, 얼굴이 흘러내리고 칼에 베여 피가 흐르는 환영에 시달리던 수경은 자살을 한다. 다른 친구 재희와 혜원도 수술후 귀신에 홀린 듯 서로의 얼굴에 칼을 긋고 과다출혈로 처참하게 죽고 만다.

 엄마에게 수술받은 친구들의 알 수 없는 잇단 죽음에 현수는 괴로워하고, 어린시절부터 엄마가 금지구역이라고 했던 지하 작업실의 문을 연다. 그 곳에서 현수는 ‘1994년 최현수’라는 흉칙한 아이의 얼굴사진을 발견하고, 이혼한 아버지로부터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후 현수는 엄마와 거리감을 느끼게 되고, 그런 현수를 엄마는 안타깝게 바라보는 가운데 두 사람 사이에 숨겨진 비밀이 지하 작업실에서 조금씩 드러나는데….

 피가 절절 흐르는 수술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공포감을 더해주고, 수술받은 여고생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감독은 자아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성형으로 몰라보게 얼굴이 달라지면 사랑, 인간관계 등 내면도 모두 변하는 것인지 묻고 있다.

 공포물로 포장됐지만 결과적으로 자기딸만 예뻐지면 된다는 빗나간 맹목적인 모성애의 파괴적 결과 등 여자들 사이의 질투와 욕망 등도 함께 묻어나온다. 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엄마역의 도지원은 차분하면서도 소름끼치는 연기가 무난하다는 평이다.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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