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물건의 가치를 측정하는 수단

돈, 물건의 가치를 측정하는 수단
전/문/가/이/야/기
  • 입력 : 2008. 04.30(수) 00:00
  • 고대용 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돈의 소중함·가치 알게 하자"
신백훈 농협제주지역본부장
(39) 돈은 왜 중요하고 선택해야 하나요
삽화=송현우 화백
"돈은 희소하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것부터 사야"
"선택않고 포기한 것을
'기회비용'이라고 해요"
> 공동 기획<


▶왜 돈이 필요하나요?= 돈은 우리가 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을 만큼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돈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면 매우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물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즉 갖고 싶거나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서 돈을 사용해야 한다. 또 부모님들이 회사에서 일한 대가로 돈을 받고, 식료품이나 옷 같은 물건을 살 때도 돈이 필요하다.

돈은 가치를 저장하는 유용한 방법이다. 우리는 소비를 하기도 하지만 물건을 나중에 사기 위해 돈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돈은 변하거나 유행을 타거나 썩지 않는다. 길이를 측정하기 위해 미터를 사용하는 것처럼 돈은 가치를 측정하는 수단이다. 우리는 물건이 지니는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돈을 필요로 한다.

돈은 가격을 비교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아이스크림 1개나 초콜릿 2개가 1천원이고, 책 한권을 사거나 이발하는데 약 5천원 정도 드는 것을 알고 있다. 물건의 가치나 서비스의 대가를 측정하는데 일치된 방법이 없다면 우리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돈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우리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얻는 대신에 돈(지폐나 동전)을 지급한다. 모든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돈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돈의 가치를 신뢰하고 동의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돈에 씌어 있는 액수의 가치에 대해 동의한다. 1만원 지폐의 가치가 1만원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정한다.

친구에게 1만원을 빌려준다고 가정하고 그것을 돌려받을 것을 약속하는 의미의 증서를 만들어 보자. 그 증서는 친구를 믿는 한 그 가치가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려고 하면 가게 주인은 그 증서를 받지 않는다. 다시 말해 돈 1만원으로 물건을 살 수 있지만 친구가 1만원을 돌려줄 것을 약속한 증서로는 물건을 살 수 없는 것이다.



▶왜 선택해야 하나요?= 몽순이는 장난감, 신발, 옷 등을 사달라고 부모님을 자주 조른다. 몽생이는 이런 몽순이를 보고 욕심꾸러기라고 놀린다. 몽순이만 이런 욕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많은 것을 가지려 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를 모두 다 채우며 살 수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하는데 돈을 무한정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모두 다 가질 수는 없다. 이처럼 내가 쓸 수 있는 돈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가장 필요하거나 갖고 싶은 것부터 선택해서 사야 한다.

몽순이는 1천원을 가지고 집근처 가게로 간다. 가게에는 맛있는 것들이 가득차 있지만 그 중에서 사탕과 과자가 눈에 들어온다. 가격을 보니 사탕과 과자 모두 1천원이다. 따라서 몽순이는 사탕과 과자를 둘 다 살 수 없으며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몽순이가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둘 다 사기에는 돈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몽생이는 잠자리에 들기까지 한 시간 정도가 남았다. 이 한 시간 동안 몽생이는 게임을 하고 싶지만 숙제도 해야 한다. 그렇지만 숙제 하는데에도 한 시간이 걸리고 게임하는 데에도 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둘 다 할 수는 없다.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숙제와 게임 가운데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

이처럼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시간이나 돈 따위가 부족한, 즉 희소성 때문이다. 돈이 희소하기 때문에 그 돈으로 무엇을 살 것인지를 선택하고, 시간이 희소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몽순이는 1천원을 가지고 과자를 사먹기로 결정했다. 사탕과 과자 중에서 과자를 선택한 것이다. 몽순이가 과자를 선택하면 사탕을 포기해야 한다. 이처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하는데 이때 포기한 것을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따라서 몽순이가 과자를 선택했을 때의 기회비용은 사탕이고, 반대로 사탕을 선택했다면 기회비용은 과자가 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어린이들도 지금까지 많은 선택을 했을 것이며, 앞으로도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기회비용은 따르기 마련인데 이때 기회비용이 작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고대용·문미숙기자우리가 어릴 때만 해도 부모는 아이들에게 돈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돈 맛' 을 알게 되면 '되바라진 아이'가 된다고 생각해 자녀가 돈을 스스로 운용할 수 있는 여건을 허용치 않았다.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존하도록 한 가정교육, 그리고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존했던 자녀, 그 자녀가 세상이 요구하는 돈의 개념을 깨닫기 위해서는 아마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뒤따를 것이다.

어른들은 그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물질적으로 해결해 주려고만 하지 사실 돈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즉 돈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잘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요즘은 어린이들에게도 돈과 경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세상이 됐다.

자녀들에게 '돈의 가치' 를 심어주기 위해 부모님께 몇가지 강조하고 싶다.

첫째는 체계적인 용돈교육이 필요하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생활수준에 맞게 저축과 소비를 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용돈을 줄때도 1주일 또는 1개월 단위로 줘서 스스로 수입을 예상하여 계획성 있게 지출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실례로 록펠러 2세의 경우 자녀교육은 특별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1주일 단위로 용돈을 주면서 사용처를 정확하게 적도록 했다. 용돈의 1/3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1/3은 저축해야 했고, 1/3은 반드시 기부에 사용토록 했다. 참고할 좋은 사례이다.

둘째는 불로소득을 바라게 하지 말자. 땀흘려 얻은 소득이 중요함을 가르쳐 줘야 한다. 봉사활동, 도와주기, 선행 격려상금 등 나름대로 이유를 붙여 칭찬도 하면서, 주는 돈을 가지고 나름대로 용돈 수입을 잡는 법을 습관화 해주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과도한 상금은 금기할 점이다. 불로소득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는 것이 만고 불변의 진리임을 어릴때 부터 알게 해 주었으면 한다.

셋째는 이웃과의 나눔을 알게 하자. 이웃이 없으면 내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어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으로 진정한 보람과 돈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이다. 돈의 가치란 쓰임에 있는 것이다. '재물은 거름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거름을 쌓아 두기만 하면 악취가 날 뿐이지만 밭에다 뿌려 주면 식물이 자라 열매로 수십배 보답을 해주게 된다. 1억원 가진 사람과 1천만원 가진 사람이 이웃에게 1백만원을 쓰게 된다면 두사람이 가진 돈의 가치는 똑 같다는 것을 알게 해주자.

요즘 아이들은 돈을 쉽게 벌고, 돈의 소중함을 모르고 물쓰듯 하는 경향이 있다. 돈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 못하고 성장한 자녀의 경우 돈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물론 돈의 소중함을 모른다. 어려서부터 경제에 대해 눈을 뜬 사람일 수록 풍요한 미래를 대비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돈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역할로서 이론과 현장체험을 겸한 '몽생이의 눈높이 경제교실'을 작년부터 운영하여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에는 보다 질적·양적으로 향상된 어린이 경제교실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86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