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희기자의 문화현장]다시 중장기계획을 꺼내며

[진선희기자의 문화현장]다시 중장기계획을 꺼내며
  • 입력 : 2010. 01.05(화) 00:00
  •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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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 청사진 담은 계획
2011년 완료까지 고작 2년
필수·검토사업 등 주목해야


하룻만에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았다. 어제 떠오른 해와 오늘 솟아오른 해가 무엇이 다를까 싶지만 새해, 처음이란 말은 거기에 차이를 만든다. 마음을 설레이게 만들고, 옷깃을 여미게 한다.

제주의 문화 동네도 다르지 않다. 미술관은 어제처럼 문을 열어 관람객을 맞이하고, 공연장 무대와 객석에도 일상처럼 불이 켜질 것이다. 하지만 이맘때면 기관이나 단체에서 약속이나 한듯 새해 계획을 세우고 다가오는 연말에 튼실한 열매가 맺어지길 바란다.

제주도만 해도 2010년 한햇동안 지역사회 문화예술교육, 유휴공간을 활용한 도시 재생, 레지던스 프로그램, 한일해협 영화제, 문화콘텐츠 마켓 등 굵직한 사업을 주축으로 새해 포부를 밝혔다. 창작자는 물론이고 예술작품을 만날 관객을 개발하고 문화자원을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제주도의 올 한해 문화예술 정책에 기대를 걸어본다.

매년 제주문화계에 크고 작은 계획들이 꽃처럼 피었다가 사그라드는 현실에서 올해는 '제주 향토문화예술진흥 중장기계획'을 꺼내보자는 제안을 한다. 출발선을 한참 지나 이제 목표점을 남겨두고 있는 만큼 꼼꼼히 들여다볼 때다.

중장기계획은 2003년 수립됐다. 제주도는 일찌감치 중장기계획을 통해 전통문화 보존에서 제주문화 세계화까지 청사진을 그려놓았다. 초반엔 기대감의 한편에 우려가 컸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9년간 추진되는 데다 선도프로젝트, 핵심과제, 일반시책, 장기연구과제 등 200건에 이르는 사업의 현실화 여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제주도는 사업 완료 시기를 앞두고 보완용역을 의뢰해 핵심과제를 추리는 등 중장기계획 실현에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공개된 '제주 향토문화예술진흥 중장기계획' 보완 용역 보고서는 그같은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용역팀은 필수 집행 사업, 2011년도 이후 검토사업, 폐기사업을 구분해 놓았다.

보고서는 남은 2년동안 수행할 핵심 과제로 문화콘텐츠를 육성할 수 있는 문화산업과 신설, 제주문학관 건립, 제주문화예술재단 기금 확충, 문화생태마을 조성, 번역 출판 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제주 마을 향토자료 수집과 출판 등을 제시했다. 중장기계획이 완료된 후에 실천할 장기 과제로 제시한 항목도 적지 않다.

중장기계획에 포함된 사업이 더러 문화기반시설 확충에 치우쳤다는 지적이 있지만 제주문화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항목이 여럿 보인다. 중장기계획을 멀리 밀쳐둘 게 아니라 기회있을 때마다 보고서의 책장을 넘길 필요가 있다. '제주 향토문화예술진흥 중장기계획'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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