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족 출신 정춘매씨와 쌍둥이 자매의 행복한 모습. 제주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린 정씨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사진=김명선기자
조선족 출신 한국어 가능 적응 쉬워 남편·이웃 속깊은 배려 절대적 도움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에 사는 쌍둥이 엄마 정춘매(37·중국·조선족)씨는 2001년 한국에 오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코리안 드림'을 품고 제주까지 왔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양성기(49)씨와 같은해 결혼한 정씨는 결혼 3년만에 양수진·수연(이상 물메초 2) 쌍둥이 자매를 얻었고 현재는 부부가 오손도손 아이들을 키우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정씨는 "결혼할 당시만 해도 결혼이민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것도 모른 채 지인의 말만 듣고 한국행을 결심했다"며 "남편의 집에 도착하는 순간 여기가 중국과는 다른 곳이라는 사실이 몸안 깊숙한 곳까지 밀려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어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적응에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무엇보다 남편의 속깊은 배려로 인해 한국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면서 "주변 이웃들도 외국인 며느리에 대한 거부감 없이 마을 행사 때마다 함께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국 생활 10년이 넘어가는 정씨는 마을에서 소문난 효부이다. 나이가 들어 장애까지 있는 시부모를 지극정성으로 부양하는 모습을 지켜본 마을 주민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제17회 자랑스런 읍민대상에서 "다문화 가정의 권익보호와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서 왔을 뿐만 아니라 지극한 효심으로 시부모 공양과 웃어른에 대한 봉사를 실천했다"며 다문화가정 부문의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요즘 정씨 부부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쌍둥이를 훌륭하게 키울 것인가'이다.
정씨는 "쌍둥이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주고 싶지만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 미안할 따름"이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내비쳤다.
정씨는 "다문화 가정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는 이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말을 꼭 전하고 싶다"며 "제주에서는 '가족사랑', '이웃사랑', '지역사랑' 등 사랑이라는 단어를 흔하게 들을 수 있는데 우리 가족의 행복도 사랑으로 지켜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쌍둥이와 함께 '이웃·지역사랑'도 실천하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밝혔다. ·김봉화 이주여성 시민기자(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