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크라운10년 세계의 보물섬으로/제1부 생물권보전지역]

[트리플크라운10년 세계의 보물섬으로/제1부 생물권보전지역]
(1)신안 다도해의 비상/생물권보전 '후발'지역 불구 특산품 브랜드 활용은 '선두'
  • 입력 : 2012. 05.23(수) 00:00
  • 강시영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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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본 전남 신안군 증도 일대. 신안군에서는 증도, 흑산도, 홍도, 비금도 등 6개의 섬을 아우른 신안의 생물권보전지역 브랜드파워를 통해 지역 활성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사진=신안군 제공

2009년 5월 제주 유네스코 국제회의때 뒤늦게 지정
천일염·김·함초·시금치 등 특산품 브랜드 활용 대박
1년간 상징 로고 개발에 심혈 상표 디자인 출원 앞둬
생물권 확대 용역… 거점 '증도' 유기농 생태섬 선포

한반도 서남해안 끝자락의 전남 신안군. 푸른 바다 위에 점을 찍어 놓은 듯하다. 크고 작은 섬을 더해 모두 '1004개의 섬'이다. 그래서 '천사의 섬'으로 불린다.

2009년 5월 제주에서 열린 유네스코 인간과생물권계획(MAB) 국제조정이사회는 신안을 주목했다. 이 때 신안다도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한때 '고립'과 '낙후'의 섬이던 신안의 비상을 예고한 순간이었다.

신안의 생물권보전지역은 증도, 흑산도, 홍도, 비금도 등 6개의 섬을 아우른다. 그 면적이 573.12㎢(5만7312ha)에 이른다. 신안 천일염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염전과 습지, 갯벌 등이 생물권보전지역의 중심을 이룬다.

신안은 생물권보전지역의 브랜드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로 손꼽힌다. 천일염과 갯벌 시금치, 함초, 김 등의 신안 특산품에 생물권보전지역의 브랜드를 입혔다. 대박이었다. 생물권보전지역에서는 생산되는 청정 이미지가 주효한 것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지역 특산품의 매출이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이후 매년 30%이상씩 늘었다고 한다.

이는 서막에 불과하다. 신안의 생물권보전지역 중에도 가장 거점인 '증도'는 최근 유기농 생태 섬이라는 비전을 내세웠다. 신안군은 최근 증도면에서 친환경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농민 대표와 관계기관 150여 명이 참석해 유기농 섬 조성 선포식을 가졌다.

▲신안 천일염 판매코너는 생물권보전지역의 청정 이미지가 더해져 인기가 높다.

▲신안 김(사진 왼쪽)과 신안 천일염. 신안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이후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앞으로 증도면 내에는 농약 반입이 금지되고, 농약 판매상이 자율적으로 철수되며, 단계적으로 모든 농산물이 무농약 이상 유기농법으로 생산되어 관광과 연계한 브랜드 농산물이 소비자를 찾아간다. 오염원이 없는 세계가 인정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유기농업을 실현하기에 최적지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농경지 846ha 전면적을 단계적으로 친환경 유기농업으로 차별화시켜 관광과 연계한 브랜드 농산물을 생산하여 소비자와 직거래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특히 주목할 사실은 지난 1년간 생물권보전지역 상징로고 제작에 심혈을 쏟아 왔으며 다음달초에 그 결과물이 나온다. 신안은 이 로고를 통해 생물권보전지역의 자연 환경과 문화, 농수산물 등을 활용한 대표 이미지로 키워 나갈 예정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의 검증된 상품에 상징로고를 입혀, 주민들의 소득을 더욱 높이려는 전략이다. 상징로고는 지리적 표시 출원을 비롯해 특허·실용신안·상표·디자인으로 출원될 예정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생물권보전지역 브랜드 로고를 활용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신안이 가장 앞선다"고 했다.

생물권보전지역에 반대가 많았던 신안의 주민들도 생물권보전지역의 브랜드 활용 결과에 크게 반색하고 있다. 신안군은 현재 생물권 면적을 지금보다 세배 규모로 늘리는 용역을 추진중이다. 주민들의 요구에 의한 것이다. 생물권보전지역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관과 민이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취재팀=강시영·고대로·강경민·이효형기자

제주, 10년간 브랜드 활용사례 전무
한국위원회 관계자들 우지사와 면담
"청정 농·수·축산물 적극 활용" 조언

올해 1월말 제주지사 집무실에서는 생물권보전지역 한국위원회 관계자들과 우근민 지사간 면담이 있었다. 제주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10주년을 맞은 올해 정기보고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해야 하는 당면 과제가 면담 주제였다. 한국위원회측에는 최청일 의장과 조도순 부위원장, 최종관 사무국장이 함께 했다.

면담에서 최청일 의장 등은 정기보고서 제출에 대한 조언 못지 않게 생물권보전지역 브랜드를 제주 농수축산물에 적극 활용할 것을 자문했다. 제주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이후 지난 10년간 브랜드 활용사례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논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최 의장이 이를 꼬집은 것이다.

최 의장은 신안의 사례를 다시 강조했다. 신안 다도해의 천일염 성공 사례와 생물권보전지역 로고 개발을 추진중이며 곧 상용화 단계에 와 있음을 우 지사에 전했다. 제주 생물권보전지역은 우 지사가 재임중이던 2002년에 지정됐다. 한라산과 서귀포 해상공원 등을 포함하는 생물권보전지역 면적이 무려 830.94㎢에 달한다. 우 지사는 제주 생물권보전지역의 브랜드 활용 사례가 없음을 개탄하며 "공무원의 생각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면담이 있고 난 뒤 제주자치도는 대략 네가지 정도의 후속대책을 우지사에게 보고했다. 독일 등 생물권보전지역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선진지의 영상물을 확보해 농수축협 등에 제공, 브랜드 활용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겠다는 게 그 중 하나다. 올 추경에 예산을 확보해 로고에 대한 상표등록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농축산국, 해양수산국에서도 인증마크 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신안군 사례 등을 벤치마킹해 구체적 활용방안이 강구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마련했다.

제주자치도는 추경에 생물권보전지역 상징로고 상표 등록 예산을 요청해 놓고 있다. 반영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보물섬 제주의 가치'는 무수한 타이틀이 아니라 자연과 주민이 어우러진 생명의 터전으로 재창조하는 일에서 찾아야 한다. 제주 생물권보전지역의 브랜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의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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