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당 조간대를 가다-고산리

제주바당 조간대를 가다-고산리
  • 입력 : 2012. 12.04(화) 08:43
  • 양동규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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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당 조간대를 가다 '고산리' from 3Frame on Vimeo.





해안도로와 인접해 해양생물 관찰 최적의 환경

엉알 조하대 해조류 전멸…차귀 해조류숲과 대조



도내 해안 조간대중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조간대 만큼 매력적인 곳도 드물다.

지난 2010년 10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수월봉 진입로 옆에 있는 엉알(수월봉 해안절벽)에서 부터 자구내 포구까지 약 3km에 이르는 해안도로(엉알길)가 바로 조간대와 인접해 있어 해양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제주올레 12코스(무릉~고산~용수)가 개통된 후 많은 사람들이 엉알길을 따라 걷지만 차귀도가 바라다 보이는 시원한 바다풍경만 감상할 뿐 엉알길 아래 조간대에 있는 해양생물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수월봉에서 내려온 후 엉알길을 따라 자구내 포구로 향하다가 잠시만 발걸음을 멈추고 엉앙길 조간대로 발길을 내려놓으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다양한 해양생물들의 삶을 만날 수 있다.

이곳 조간대는 갯바위와 크고 작은 돌로 이뤄져 있다. 갯바위 아래에는 군부와 총알고둥류와 따개비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중 갈연체동물 다판류에 속하는 '군부(제주방언 굼벗 또는 군벗)'는 여름철 냉국의 재료로도 인기다. 군부는 타원형 몸통에 등쪽에 손톱모양의 여덟 개의 판이 기왓장처럼 포개져 있다. 바위에서 떼어내면 몸을 둥글게 구부리는데 딱딱한 각판을 제거하면 속살을 먹을 수 있다.

갯바위 사이 사이에 있는'조수웅덩이'에는 패류의 유생들과 해변말미잘이 사냥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다. 해변말미잘은 사람이 손으로 만지면 위협을 느껴 촉수를 강장속으로 거둬 들인다.

엉알길을 따라 가다보면 모래와 진흙이 굳어 형성된 절벽형 퇴적층 사이에서 담수가 흘러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산리 중산간 지역 개발과 농업용 관정이 개발된 후 용출량은 예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지만 매년 여름철이면 지역 주민들이 이물로 몸을 씻고 있다.

수월봉 퇴적층 사이 사이 공간에는 말똥게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 말똥게는 보통 도내 조간대 중·하부의 바위틈에 서식하고 크기는 10~20㎝정도로 발가락 마디에 짧고 굵은 털들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월봉 아래 조간대에는 비교적 큰 조수웅덩이가 발달돼 있고 갯바위 틈사이에는 제주도 방언으로 '매옹이'라 불리는 복종류 연체동물인 '대수리'가 밀집 서식하고 있다. 또 톳과 모자반, 지충이 등과 같은 대형갈조류가 풍성하게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수월봉과 엉알 아래 수심 1~2m 조하대는 갯녹음이 진행돼 황폐화되고 있고 해양생태계 교란종인 분홍멍게가 대량으로 관찰됐다.

반면 기후변화 등에 따라 제주연안 해양생태계가 파괴되고 있지만 천연기념물 제422호인 '차귀도' 수중은 대형 갈조류가 섬 주변을 따라 풍부한 해조 숲을 이루고 있다.

해조류 사이에서 쏨뱅이, 놀래기, 자리돔 등 정착성 어종과 세동가리돔, 청줄돔, 아홉동가리, 노랑자리돔, 거북복 등 아열대 및 열대성 어종이 관찰됐다. 석회조류가 조하대 암반에 착생하고 있지만 유용 해조자원인 감태, 미역, 청각, 구슬모자반, 그리고 게발, 참화살깃산호말 등도 양호한 상태로 자라고 있다.

/강시영·고대로·강경민·이효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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