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도약을 꿈꾸는 Jeju Water, 물 산업](3)일본 맥주에서 배운다-히타치노 네스트 비어(1)

[세계 도약을 꿈꾸는 Jeju Water, 물 산업](3)일본 맥주에서 배운다-히타치노 네스트 비어(1)
맥주 생산규모 세계 4위 일본… 신뢰·장인정신이 '힘'
  • 입력 : 2013. 01.29(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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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약 110㎞ 떨어진 이바라키현 나카시에 위치한 '히타치노 네스트' 맥주 공장인근에 있는 기우치 주조 가문의 양조장 모습과 내부에 있는 맥주제품 전시판매장의 모습. /사진=고대로기자

일본 1869년에 맥주회사 최초설립 맥주공급
기린맥주 50% 잠식… 아사히·삿뽀로도 인기
히타치노 네스트 비어 생산량 절반 해외 수출

일본은 연간 맥주생산량 규모에서 세계 7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맥주산업의 강국이다. 특히 세계에서 지역맥주가 가장 잘 발달한 나라중 하나로 한국을 비롯해 세계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맥주생산 과정에 대한 신뢰,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장인정신이 깃든 맛이 자리를 잡고 있다. 본보 취재진과 제주지방개발공사 제주맥주사업추진TF 관계자들은 제주맥주산업의 성공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일본을 방문해 맥주산업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과 지역맥주 산업의 현재를 살펴봤다.

▶일본 맥주 산업=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맥주 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을 했다.

제주지방개발공사에 따르면 메이지유신은 상인과 자본가 등 민족 자본을 배경으로 정치·경제·사회상의 적극적인 서구화·근대화 운동이었다. 메이지유신으로 근대적인 중앙집권체제가 강화되고 계급제도 타파, 교육·세제·사회·문화 등의 전반적 개혁이 이뤄지면서 일본에는 서구인들의 왕래가 빈번해졌다.

당시 맥주를 즐기던 서구인들은 맥주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변질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일본에서 직접 맥주를 제조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이에 1869년 미국의 양조 기사 코플랜드(W. Copeland)가 처음으로 일본에 맥주회사를 설립해 맥주를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1885년 일본맥주(Japan Brewery·기린맥주의 전신)가 새로 설립돼 위 회사를 흡수함으로써 본격적으로 맥주 생산을 시작했다.

▲히타치노 네스트 맥주 공장의 생산설비과 이곳에서 생산되는 맥주.

이후 중소기업을 통합한 기린맥주는 일본 맥주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규모에서도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일본에는 중간형의 아사히, 삿뽀로, 산토리 등의 회사가 있어 필젠 타입과 미국식의 중간형의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또 이와 별도로 '발포주'라는 맥주가 생산되고 있다. 발포주란 비싼 몰트(맥아)의 함유량을 줄이는 대신에 쌀, 옥수수, 감자, 녹말 등의 다른 곡류를 첨가한 맥주다. 일본에서는 원재료에 67% 이상 몰트가 들어가야 맥주로 불릴 수 있는데 발포주는 이보다 몰트 함유량이 낮아 맥주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발포주에는 세금이 적게 부과되기 때문에 많은 맥주 회사들이 발포주를 생산하고 있다. 일본 맥주의 또다른 특징은 '지비루'맥주이다. 지비루는 일종의 일본식 마이크로브루어리에서 만들어지는 개성 넘치는 맥주를 말한다. 일본에는 약 100여개의 지비루 맥주 회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양대 주류회사가 과점 형식으로 맥주시장을 양분하는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각 지역에서 맥주를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고 있다.

▲기우치 주조 가문은 부엉이를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히타치노 네스트 비어'(일명 부엉이 맥주)=도쿄에서 약 110㎞ 떨어진 이바라키현 나카시에 위치한 '히타치노 네스트' 맥주 공장에서는 현재 연간 800㎘를 생산해 내고 있으며, 이중 절반정도인 400㎘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히타치노 네스트'는 일본에서 9대째 내려오는 컬트 사케(Cult Sake) 생산자 기우치 주조 가문이 만든 지역맥주로 지난 2001년 미국에서 열린 국제맥주대회에서 종합챔피언상을 받을 만큼 맛과 품질이 뛰어난 맥주로 평가받고 있다. 맥주병에 부착된 레이블에는 귀여운 부엉이가 그려져 있다. 부엉이는 일본에서 복을 부르는 행운의 상징으로 일본 사업가들은 복이 들어오라는 뜻에서 부엉이를 상징동물로 사용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곳에서 생산된 맥주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미국, 캐나다, 호주, 아일랜드, 스웨덴, 홍콩, 싱가포르 등 세계 16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역맥주인 '히타치노 네스트'가 불과 15년만에 이처럼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장인정신이 깃든 맛을 생산해 낼 수 있는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우치 주조 가문은 '히타치노 네스트'공장 인근에 있는 지난 1823년 설립된 양조장에서는 200여년 가까이 술을 생산해 내고 있다. 현재는 '기쿠사카리'라는 브랜드로 20여종의 일본술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중 매실주는 지난 2009년 '텐만텐진 매실주대회'에서 일본 제일의 매실주라는 뜻의 '천하공인' 칭호를 얻기고 했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산된 '히타치노 네스트' 맥주는 코끝을 찌르는 달콤한 향기와 입안에 감도는 부드러움이 있어 일본인을 비롯한 세계인의 맥주애호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양조장에서 맥주와 일본 소주를 전시·판매하는 매장과 술을 시음할 수 있는 바와 식당이 운영되고 있어 일본 전역에서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아 지역 특산물을 안주로 맥주를 즐기고 있다. 특히 지역에 청정한 물을 이용하고 있어 제주지하수를 이용한 제주맥주를 추진하고 있는 제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문가 의견/다카다 도모하루(히타치노 네스트 맥주사)]
"맥주원료 맥아와 물이 맛 결정에 가장 중요"


히타치노 네스트 맥주사 직원 다카다 도모하루씨는 "맥주는 원료가 되는 맥아와 물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맥아는 현재 미국에서 수입을 하고 있고 호프는 영국산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맥아·물이 맥주 맛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카다 도모하루씨는 "처음 우리고장에서 나는 맑은 물로 전통주만을 생산해 오다가 15년전부터 지역맥주를 할 수 있는 규제완화가 이뤄지면서 본격적으로 맥주사업을 시작했고 작년에 140% 성장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01년 미국에서 열린 국제맥주대회에 허브를 첨가한 맥주를 출시했는데 의외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이후 미국에서 '맥주를 수입하겠다'는 연락이 왔고, 이에 따라 지역에 있던 맥주공장설비를 인수해 맥주 생산시설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의 지역맥주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규제완화가 있어 가능했고 좋은 품질의 맥주를 생산해 내면 일본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카다 도모하루씨는 이와 함께 "한국은 일본의 주요맥주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작년에는 한달에 1만5000리터를 수출했는데 앞으로 수출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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