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50)제주시 '우뚝'

[당찬 맛집을 찾아서](50)제주시 '우뚝'
돼지갈비와 묵은지가 만났더니 밥도둑이네!
  • 입력 : 2013. 05.10(금)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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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갈비와 잘익은 배추김치를 주재료로 만든 김치갈비찜, 칼칼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맛을 당긴다. 강경민기자

갈비살과 잘 익은 김치의 조화
칼칼한 국물에 밥 한그릇 뚝딱

김치가 되려고 태어났다는 말이 딱인 배추. 우리네 밥상에 매니끼마다 오르는 배추김치로 만들지 못하는 음식이 있을까? 대표적인 발효식품인 김치는 갓 담갔을 적엔 양념맛과 아삭하게 씹히는 배추맛이 좋다. 유산균이 증식해 먹기좋게 익으면 양념이 고루 어우러져 조화로운 맛에 밥상에 없으면 서운한 반찬이다. 그 자체로 영양만점인 김치만 있으면 볶음밥에서 찌개, 김치전 등 별미를 맛나게 즐길 수 있다.

돼지고기는 또 어떤가? 찌거나 구워서, 또는 삶거나 볶아서 먹는 서민들의 대표음식이다.

제주시 오라동에 있는 식당 '우뚝'(대표 황성희)이 내세우는 얼굴마담은 너나없이 평소 즐겨먹는 배추김치와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만든 '김치갈비찜'이다. 김치는 잘 익은 '묵은지'를 쓴다. 예전엔 초겨울에 담근 김장김치는 봄이 되면 익을대로 익어 '쉰김치'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엔 저장기술의 발달로 새콤달콤하면서도 아삭아삭한 묵은지가 건강음식으로 자리잡았다.

돼지고기는 갈비살을 쓰는데, 생갈비를 손질하는 데만 꼬박 반나절 가까이 걸린다. 먹기좋은 크기로 자른 갈비를 흐르는 물에 3~5시간 담가 핏물을 충분히 빼고 난 후 갖은 양념을 해 3시간정도 재워둔다. 그리고 나서 압력솥에 적당히 부드럽게 익힌다. 이렇게 갈비는 매일 하루치분량만큼을 미리 준비해뒀다 쓴다. 주문하기가 무섭게 음식이 빨리빨리 나오기를 기다리는 성급한(?) 손님들을 위해서다.

주문을 받으면 준비해둔 갈비에 묵은지와 양배추, 양파, 당근, 고추 등을 넣고 10분정도 잽싸게 익혀내면 김치갈비찜이 완성된다.

묵은지는 전남 강진에 있는 시댁에서 6~8개월정도 잘 숙성시킨 김치를 공수받아 쓴다. 양념에 들어가는 고추도 전라도산이다.

김치갈비찜이니 우선 갈비살부터 한 점 집었다. 부드러운 갈비뼈에서 기분좋게 뼈가 쏙 발라진다. 갈비살은 부드럽다. 묵은지가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와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

칼칼하면서도 얼큰한 김치찜 국물은 떠서 밥에 쓱싹 비벼먹으면 맛있다. 약간은 매운 맛에 입안이 얼얼하지만 밥도둑이 따로 없다.

2년 전 지금의 오라동에서 식당을 개업하기 전 배달전문 음식점을 운영할 때도 김치갈비찜은 최고로 인기가 많은 음식이었다. "돼지갈비나 묵은지는 궁합도 잘 맞는데다 서민들이 부담없이 즐겨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손님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황씨는 말한다.

매일 달라지는 반찬이지만 땅콩조림, 된장깻잎장아찌까지 그녀의 고향인 전라도 손맛이 느껴진다. 김치갈비찜은 2인분에 1만6000원이다.

식당에선 곧 여름철 인기메뉴인 콩국수와 자리물회도 선보일 예정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주 일요일은 쉰다. 문의 743-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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