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유지·관리비만 年 3억원 이상

시설 유지·관리비만 年 3억원 이상
[생활현안 도전]2.쓰레기줄이기-⑨클린하우스 수난시대
  • 입력 : 2013. 06.05(수)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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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에 설치된 클린하우스 시설을 유지·관리하는 데 연간 3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등 유지·관리비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시설을 아껴쓰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사진은 뚜껑이 훼손된 클린하우스내 종이류 수거함. 문미숙기자

하루평균 11건 수리… 뚜껑 훼손 많아
내구연한 5년… 관리비 더 늘어날 전망
공공시설물 아껴쓰는 시민의식 '절실'

전국 최초의 선진화된 생활쓰레기 배출 시스템인 제주의 '클린하우스(Clean House)'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앞다퉈 벤치마킹에 나설만큼 화제가 됐다.

제주시의 경우 2006년 제주시 삼도1동에서 처음 시행한 클린하우스가 단계적으로 확대돼 2009년까지 19개동 전역에 105억원을 투입해 1157곳에 설치를 마쳤다. 이어 2010년 애월·조천읍, 2011년 한림·구좌읍, 2012년 한경·추자·우도면 등 7개 읍면에 48억원을 들여 1122곳에 설치를 마무리했다.

클린하우스 시행에 따라 종전 환경미화원들이 일일이 쓰레기를 손으로 들어 차량에 싣던 방식에서 자동 상·하차식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인력과 차량 감축 효과를 보고 있다. 또 집 앞에 배출한 쓰레기를 개나 고양이가 훼손하면서 바람에 쓰레기가 날리는 일도 사라져 주변 환경이 훨씬 깨끗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클린하우스에 설치된 수거함은 여럿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이다 보니 함부로 다루는 경우도 있어 시설을 유지·관리하는 데 적잖은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4일 제주시에 따르면 올들어 4월말까지 클린하우스 수리건수는 모두 1346건으로 나타났다. 하루평균 11건꼴로 수리가 이뤄진 셈이다.

유형별 수리건수를 보면 수거함과 뚜껑을 연결하는 경첩이 훼손돼 수리한 경우가 44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거함 뚜껑이 291건, 고리 275건, 전등 171건, 수거함 140건, 점멸기 28건, 차단기 1건 순이었다. 수거함 구입단가는 26만2000원, 뚜껑은 6만7500원, 경첩과 고리 구입단가는 각각 9000원이다.

경첩과 수거함 뚜껑 훼손이 많은 이유는 이용자들이 쓰레기를 수거함에 버리기 위해 뚜껑을 여닫는 과정에서 세게 닫으면서 훼손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제주시는 분석하고 있다. 클린하우스에서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이들도 수거함을 거칠게 다루기는 마찬가지다. 매일처럼 클린하우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시설을 아끼는 자세가 요구되는 이유다. 수거함 뚜껑이 무거워 여닫기가 불편하다는 시민여론에 따라 제주시는 종이류 수거함을 제외한 가연성과 캔·고철 등 재활용품을 배출하는 수거함에 작은 크기의 뚜껑을 별도로 설치하긴 했지만 뚜껑 훼손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제주시가 지난해 클린하우스 유지·관리비로 지출한 예산은 2억8000만원으로 2011년(2억4000만원)보다 16.6%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7.8% 많은 3억3000만원의 시설 유지·관리비가 들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분리수거함의 사용연한이 5년 안팎이어서 2006년부터 단계적으로 클린하우스가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시설 노후화에 따른 부품 교체 등으로 유지관리비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클린하우스에 설치된 수거함 등은 5년정도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지만 여러사람이 함께 사용하다 보니 더 빨리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며 "공동시설을 아끼고 조심해서 사용하려는 시민들의 인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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