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만리 제주밭담](5)세계농업유산(GIAHS)의 국제동향

[흑룡만리 제주밭담](5)세계농업유산(GIAHS)의 국제동향
지속적 농업발전 위해 세계농업유산 관심 고조
  • 입력 : 2013. 06.19(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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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에서 개최된 FAO 세계농업유산 국제회의에서는 일본의 농업유산지역에서 생산된 다양한 특산품들이 선보여 큰 관심을 끌었다. 강시영기자

[특별기고/이응철 교수 일본 국립 사가(佐賀)대학 농학부]

중국·일본·칠레 등 범국가 차원 등재 열기
주민 자긍심·브랜드 강화 등 '농촌 재발견'
제주밭담·제주인 삶·문화 동시 부각 필요

▲이응철 교수 일본 국립 사가(佐賀)대학 농학부

2013년 세계농업유산(GIAHS)국제회의가 5월29일부터 31일까지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나나오(七尾)시에서 개최되었다. 국제기관 간부와 각 정부 고위관료 및 GIAHS에 등재된 11개국 19지역의 관계자 등 20개국 약 200명이 참가한 이번 회의는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촌사회에 대한 협의와 GIAHS(세계중요농업유산) 선정 후보지의 발표, 각국의 전통농업문화의 소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그만큼 각국에서 GIAHS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증거일 것이다.

필자도 일본 사가현에서 참석하였는데,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국제회의였다.

이번 GIAHS 회의에 참가한 각국은 GIAHS 등재를 계기로 자국의 농업의 부활과 농업을 통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움직임을 강하게 비췄다. 현재 인정지역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 11개국에 25개지역이며 그 중에 아시아지역이 11개국 17개지역이다. 한국은 GIAHS에 대하여 후발 주자라고 할 수 있다.

▶세계 각국 관심 고조

세계는 GIAHS에 대하여 왜 이토록 관심이 높은가. 그 이유는 아마 전통적인 농법과 농문화의 계승, 그리고 지속적인 농업의 발전이 주된 목적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중국과 일본, 칠레는 국가적 차원에서 GIAHS에 대한 관심이 높다.

중국과 칠레 같은 개발도상국은 FAO(세계식량농업기구)의 지원으로 자국의 전통농업에 대한 홍보와 농촌지역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소수민족이 지켜온 천년의 전통농업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와 그 농업유산의 가치를 재평가 받아 지역주민에게 자긍심을 갖도록 한다는 명확한 목적이 있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는 선진국으로서 안고 있는 농어촌의 고령화와 과소화의 문제로부터 GIAHS 인정을 통해 지역·지방경제와 농촌지역 활성화에 기대를 하고 있다.

GIAHS에 대한 각 정부의 관심도 높지만 FAO에서도 세계 각 지역의 전통농업과 생물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GIAHS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관심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FAO는 GIAHS 사이트를 향후 150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목표와 효과

GIAHS의 긍극적인 목표는 지역의 농업, 자연, 문화 등의 이용과 보전활동에 대하여 국내·외적으로 지명도를 높이는 것, 지역의 장점(좋은 점)을 외부의 눈으로 재발견하고 지역의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긍지를 높이는 것, 지역을 활기차게 하여 사람들을 행복으로 연결시키는 것(농산물의 부가가치와 브랜드력을 높이고, 지역 활성화와 관광의 진흥에 활용), 세계적으로 귀중한 지역의 농업, 문화, 생물다양성을 다음 세대에 확실하게 계승하는 것이다.

GIAHS 등재 후에는 지역의 이미지 업그레이드로 주민의 아이덴티티(정체성) 회복과 자존감 상승, 농산물에의 부가가치와 브랜드 강화, 그린투어리즘에 의한 농업체험과 농촌, 농업 재발견이나 지역의 활성화, 그리고 GIAHS 인정지와의 국제교류와 협력제휴, 즉'교류의가치'등 여러가지 효과와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고 한다.

예를들면 2005년도 GIAHS에 등재된 중국(浙江省)의 전통적 논의 물고기양식(水田養魚農法)농법 사례를 보면, 쌀이나 물고기 제품에 GIAHS의 표시가 부가가치를 증가시키고, 농가레스토랑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며, 중국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무형문화유산리스트에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과학적인 연구와 기술보급에 의한 치어 육성, 합리적인 작물밀도의 확보 등으로 전통적인 농업기술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2011년 등재된 일본의 노토(能登半島)지역에서는 다랑이논쌀의 브랜드화를 위해 자연재배쌀 '노토쌀'이라는 상표에 세계농업유산을 표시하여, 새로운 다랑이논농업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GIAHS에 관하여 초기는 정부 주도보다는 전문가와 지역주민 및 지자체의 중심으로 움직였으나, 등재 이후 정부가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GIAHS의 향후(제주를 포함한 한국에서의 바람)기능과 역할로 3가지를 들면 첫째 '회복력', 두번째 '지역의 주체성', 세번째 '통합적인 6차산업화'(관광과의 연계, 농산어촌의 역사와 문화 활용, 농림수산물의 스토리텔링 창출) 등이다.

▶항후 제주의 과제

GIAHS 등재를 위한 제주의 과제로는 밭담(부동산, 기술)만으로는 농업시스템은 아니기 때문에 '밭담에 의한 농업시스템'을 얼마나 명확하게 설명하고 어필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제주의'돌문화'뿐만 아니라 제주사람들의 농업과 어업활동 및 제주문화 즉,'사람'이 생업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예를 들면 밭담의 밭과 바다에서 생업활동이 제주인의 삶과 제주문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어떻게 남아 있는지)에 대하여 빙떡과 꿩엿 해녀 등을 강조하여 설명하면 제주의 농업문화와 농업시스템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디까지나 GIAHS의 등재는 전통농업문화의 계승을 의한 걸음이다. 어떻게 유지 관리하고, 이념과 가치를 지역주민과 국민에게 어떻게 인식시켜, 미래세대에 남길지가 중요한 과제다.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면서 쌓아온 제주밭담농업시스템을 중심으로 제주의 농(농촌, 농어업, 농업문화)적 과제를 정리하는 것, 과제 해결의 실행계획을 책정하는 것, 연차별 책정한 계획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주밭담 실행계획 주요내용]가치 극대화 보전관리·활용 본격

종합계획 수립통해 기획설계… 소득화 연계
세계농업유산 3대 과제·6대 전략 후속계획

제주특별자치도가 최근 마련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최종 협의중인 제주밭담 사업계획안은 제주밭담의 보전·활용을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실행계획)이다. 제주자치도와 정부가 제주밭담을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해 FAO(세계식량농업기구)에 제출한 등재신청서를 통해 제시한 3대 과제, 6대 전략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제주자치도는 등재신청서에서 3대 과제는 밭담가치 인식 확산, 자발적 참여동기 및 인센티브 부여, 제도적 지원을 3개 과제로 제시한바 있다. 6대 전략은 밭 한평사기 등 전략적 홍보, 밭담 보전을 위한 거점 육성, 석공연합회 조직 등 밭담 보전지원조직화, 농업유산직불제 도입 등 직접지원 제도 구축, 밭담정보 기반 구축, 성과평가체계 확립 등이다.

이번에 마련한 제주밭담의 보전 및 활용관리를 위한 사업추진계획(안)은 3대 과제, 6대 전략에 대한 실행계획이며 올 하반기에 착수돼 오는 2015년까지 3년간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계획안을 보면 보전관리 종합계획 수립과 자원조사, 복원·정비, 축제, 석공 장인 발굴·지정, 농가소득화, 체험테마공원 조성 등 제주밭담의 보전관리와 가치 창조, 농가소득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망라돼 있다.

6월초 제주밭담 답사·실사를 벌인 FAO의 세계농업유산 핵심 관계자는 "제주밭담이 세계농업유산으로 자격이 충분하며 다섯가지 영역(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액션플랜(실천계획)을 통해 제주밭담의 지속적인 보전과 전통 농업문화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 시작되는 제주밭담 사업 가운데 보전관리 종합계획은 보전관리·활용을 위한 사업을 도출하게 될 통합 기획설계라고 할 수 있다. 국가농업유산과 세계농업유산으로서의 보전관리 철학과 기본방향, 실천전략을 정립하고 항구적인 농업유산으로서 보전관리방안을 세워 농어촌 지역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밭담 보전지구 설정과 복원·정비계획, 조례제정 등 제도화를 위한 밑그림도 이 종합계획에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밭담은 쌓아 있는 모양에 따라 다양한 형식과 차별성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재료, 연장(길이), 재배작물 등 밭담의 형식과 생태환경 등에 대한 분야별 자원조사도 이뤄진다.

복원·정비사업은 제주밭담의 다양한 농업적 기능을 유지·확대하고 경관을 조성해 관광 활성화까지 유도하려는 계획이다. 제주밭담은 도시 확산과 도로 건설 등으로 훼손되고 있으며 돌 가공기술 발달로 원형이 변경되고 있는 실정이다.

탐방코스와 테마공원 조성, 돌문화 축제 등 제주밭담의 다양한 가치를 극대화하고 관광상품화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된다. 농업과 문화·관광을 접목하는 형태다. 제주밭담의 원재료인 현무암을 활용한 공예품을 개발하고 밭담의 역사, 구조, 농업문화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운영된다.

현재 국가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제주밭담은 체계적인 축조기술 등이 미흡한 실정이다. 석공 장인을 발굴해 지정하려는 계획은 제주밭담의 농업문화를 계승하기 위한 방안이다.

특별취재팀=강시영·강경민·김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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