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숨어있는 피서지로 여름사냥 갈까나

동네 숨어있는 피서지로 여름사냥 갈까나
[길 路 떠나다]서귀포의 '알짜' 물놀이장
  • 입력 : 2013. 07.19(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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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숲 속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돈내코 계곡 사진=한라일보 DB

비싼 입장료 없어도 발 담그면 더위 달아나
잘 쉬었다면 '흔적'은 남기지 않는 센스를

"발만 조금 담가도 머리카락이 쭈뼛 서고 금방 시원해지면서 한기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무더운 여름이면 '탁족(濯足)'을 즐겼나 봅니다. 흐르는 물이 발바닥을 자극하면 건강에도 좋다니 뜨거운 여름 이곳에 꼭 들러 발이라도 담그심이 어떠실지요."

이제 곧 아이들은 '즐겁고' 부모들은 '무서운' 방학이니, 올해도 본격적인 피서철이 돌아왔다. 이글이글 뜨거운 햇빛에 끈적한 습기까지 짜증스런 날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럴 때 어디로 가야 할까.

제주섬을 둘러싸고 있는 바닷가도 좋지만 시원한 물과 깨끗한 자연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서귀포시 지역 '알짜'물놀이장을 추천한다. 동네사람만 아는 피서지여서 비싼 입장료가 없어도 찾을 수 있는데다 유명 물놀이장에 버금가는 시설까지 갖춘 곳도 적지 않다. 이뿐이 아니다. 맑은 물이 철철 흘러 넘치는 계곡은 그야말로 청량감을 준다. 숲 그늘 아래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흐르고 주변 숲에는 산새들이 재잘댄다. 그리고 이름모를 풀과 꽃향기가 마음 속에 기분좋게 스며든다. 칙칙한 바닷바람이 싫다면 상쾌함을 주는 계곡 물놀이장을 찾으면 된다. 찾아보니 서귀포에는 동네 사람들만 하는 피서지가 줄잡아 10여곳을 훌쩍 넘는다. '아는 사람만'아는 물놀이장 어디가 있을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곳에서 '쉼'을 얻었다면 절대 쓰레기 같은 '흔적'은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홍천 생태가꾸기 사업으로 추진된 산짓물 쉼터

▶영천동 돈내코=돈내코 계곡은 더위에 지친 이들이 더위와 스트레스를 버리고 올 수 있는 최적지다. 1920년대 이전까지 멧돼지가 많이 출몰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름도 멧돼지(돈)가 물을 먹었던 '내(川)'의 입구를 일컫는 제주어 '코'에서 유래했다. 돈내코 원앙폭포 주변에는 돗자리를 깔고 앉을 수 있는 '명당'이 많다.

▶대천동 강정천=서귀포시에서 서쪽으로 8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서귀포시 식수의 70%를 담당할 만큼 용출량이 많아 '대가내천' '큰내' 등으로 불렸다. 하천가에는 수령 50년의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것과 맑은 물빛을 보는 것만으로 시원함을 준다.

▶예래동 논짓물=빼어난 해안절경을 만끽하며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중문관광단지 인근에 위치한 예래동 해안가 논짓물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면서 여름철 피서객을 유혹하는 색다른 명소다. 바다와 인접해 있어 계곡물과 바닷물을 함께 즐길수 있는 곳이다. 논짓물 해변축제도 열린다.

▶대륜동 속골천=속골천은 알뜰한 피서지로 최고다. 예로부터 물이 좋아 제관들이 하늘에 제를 지내기전 목욕했다고 전해진다. 서귀포여고를 끼고 하수종말처리장을 지나 해안가로 내려가면 나온다. 차가운 물이 철철 흘러넘치는 징검다리를 건널때부터 시원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해안경관과 하늘에 닿을듯한 야자수까지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서홍동 솜반천=솜반천은 사시사철 맑고 시원한 물이 끊임없이 흘러 많은 시민들이 방문하는 여름철 최고의 휴식처. 천지연 상류이며 서귀포시민의 젖줄이다. '선반내' '선반천' '솜반내' 등 불리는 이름도 많다. 2003년 공원으로 조성되면서 다시 아름다운 예전 모습을 회복한 도심속 휴식처로 생태하천으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한여름밤 솜반천 야외극장이 운영된다.

▲회수마을 미니물놀이장

▶동홍동 산짓물=서홍동에 솜반천이 있다면 맞은편인 동홍동에는 산짓물이 있다. 가시머리에서 흘러내려오는 청정한 자연용천수. 이곳은 지난 2007년 동홍천 생태하천가꾸기 사업 일환으로 추진된 '산짓물 쉼터'에서 시작해 올해에는 각종 시설을 갖춘 물놀이장으로 거듭났다. 물놀이장은 전체 5400㎡ 면적에 성인용·유아용 풀장, 파고라, 워터슬라이드 3개 등 테마시설을 갖추고 있다.

▶대륜동 법환포구 막숙=해녀마을로 불리는 법환마을은 한라산의 정남쪽에 위치한 어촌마을이다. 법환포구를 '막숙'이라고 부르는데 올레 7코스에 포함돼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한쪽에 차가운 용천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됐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밤이면 수건하나 들고 막숙으로 향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화순금모래해변에 조성된 담수풀장.

▶화순담수풀장=2007년 화순금모래해변에 조성된 담수풀장은 폭 22m, 길이 40m 규모로 수심에 따라 성인·어린이용이 조성됐다. 화순리는 예로부터 용천수가 유명한 곳으로 담수풀장은 물이 차가울 뿐만 아니라 산방산과 용머리가 바라보이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빼어난 자연경관도 즐길 수 있다. 마을 어귀마다 용천수를 이용한 쉼터가 곳곳에 있어 가족들이 찾기에 제격이다.

▶남원 용암해수풀장=서귀포시 읍면 지역중 유일하게 해수욕장이 없던 남원읍에 지난 2010년 남원용암해수풀장이 문을 열면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입소문으로 이미 주말·휴일에는 자리를 예약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 제주올레 5코스 출발점 남원포구에 위치해 있으며, 바닷물 속 깊이 60m에서 뽑아올린 용암해수를 활용해 조성했다.

▶하모해수풀장=해수욕장과 인접해 있는 곳에 바닷물을 활용한 노천풀장이 들어섰다. 성인과 어린이를 위한 풀장을 비롯해 물놀이 기구, 파고라 등도 설치됐다. 또 국토 최남단 마라도와 가파도, 송악산, 산방산 등의 수려한 전경이 한 눈에 펼쳐진다.

▶정방동 정모시공원=정방동 정모시 공원은 시내 중심가의 단체 야유회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사계절 나오는 시원한 용천수와 정모시 옆으로 울창한 나무들이 큰 그늘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여름 물놀이에는 안성맞춤이다. 2006년에 만들어진 담수장은 어린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풀장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가족단위 피서객들에게 인기다.

▶중문동 회수천 쉼터=최근에 회수마을 표지석 인근에 '미니물놀이장'과 파고라가 조성됐다. 규모는 적지만 혁신도시~회수간 도로변에 위치해 있어 야트막한 물놀이장을 원한다면 이곳도 추천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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