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3H](36)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제주건강보고서 3H](36)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졸리거나·피곤하다…
  • 입력 : 2013. 09.13(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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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저하·기억력 감소도
뇌질환·상부기도 협소 원인

치료 장단점 확인 후 결정을

사람은 하루의 3분의 1을 잠을 자는데 사용하며, 일생동안 30년에 가까운 시간을 자면서 보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잠을 자고 싶어도 그렇지 못하는 불면증이 있는가 하면, 불면증과 달리 잠을 충분히 자는데도 하루 종일 피곤하다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자면서 코를 심하게 골거나 갑자기 숨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을 갖고 있다. 문제는 코골이가 있는 사람 중 많은 이가 수면무호흡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신경과 송숙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알아본다.

▶증상

수면무호흡증이 있어도 대부분은 자면서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는 못하고, 간혹 자다가 숨이 막히거나 스스로 코고는 소리에 잠이 깨는 정도이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증상은 오히려 낮에 나타나며, 낮에 심하게 졸리는 현상(주간 기면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충분히 수면을 했는데도 낮에 자주 졸거나 피곤하며 장거리 운전이나 회의 중에 조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에도 개운하지 않고 두통이 있거나 목이나 입이 말라있기도 한다.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소, 우울감이 자주 동반되며, 수면무호흡증이 심할수록 발기부전 발생빈도가 높고 성적만족도가 낮다는 보고도 있다. 주간 기면증 척도로 낮에 졸린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데, 충분히 수면을 했는데도 졸리는 정도가 심하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원인

수면무호흡증은 크게 중추성과 폐쇄성으로 나눌 수 있다. 중추성은 뇌의 호흡중추에서 호흡 신호를 보내지 않아 무호흡증이 생기는 것으로, 뇌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가 좁아져 나타나는 것으로 코골이와 동반된 경우가 많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빈도가 점차 늘어나고 남성에게서 더 많다.

선천적으로 상부기도가 좁아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 발생되기도 하는데 유난히 턱이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에게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소아에게서는 편도 비대 및 아데노이드 비대로 인해 수면무호흡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의 대다수는 노령, 폐경기 이후의 호르몬 이상, 비만 등이 원인이 되고, 특히 비만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 비만으로 인해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거나 혀, 편도 증의 조직이 비대해져 상부기도가 좁아지고, 좁아진 기도를 호흡기류가 지나면서 생기는 잡음이 코골이이다. 수면 중에는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게 돼 있는데 이 때문에 상부기도의 근육들이 늘어지면서 기도가 더욱 좁아지거나 폐쇄되면 저호흡증 또는 무호흡증이 생긴다.

▶진단과 치료

가장 좋은 진단방법은 야간수면다원검사이다. 병원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시행하는 검사로, 수면단계, 코골이 정도, 무호흡증 정도, 산소포화도, 심전도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진단에 가장 필요한 검사이다.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체중감량이 가장 중요하며, 금주, 금연 등을 통해 위험요인을 줄여야 한다. 중력으로 인해 목젖이 기도를 막지 않도록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적극적 치료 방법으로 지속적 비강기도 양압기를 우선 고려해 볼 수 있다. 지속적 비강기도 양압기는 마스크 형태의 기구로 잠자는 동안 얼굴에 착용하며, 수면중에 저호흡 또는 무호흡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감지해 양압 기류를 공급함으로써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는 원리이다. 밤에 착용하고 자야 한다는 것과 본인에게 맞는 압력을 찾아야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처음에는 양압기 기구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으나, 일단 착용 후에는 치료효과가 상당히 좋고 환자의 만족도도 높다. 수면 중 지속적으로 착용하기만 한다면 치료효과를 90% 정도로 기대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가진 원인에 따라 수술 부위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이 선천적인 해부학적 문제로 인한 경우에는 수술효과가 좋지만, 노령, 비만 등의 다른 원인들에 의한 경우에는 지속적 양압기에 비해 치료 성공률이 그리 좋지 않다.

따라서 전문의와의 진료 및 검사를 통해 각 치료방법의 장단점을 따져 본인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치료해야 하는 이유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주간 졸림, 집중력 저하 등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할 위험도가 약 2.5배 이상 높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수면무호흡증이 반복적으로 지속되면 고혈압, 허혈성 심부전, 당뇨, 뇌졸중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은 이 자체가 독립적으로 고혈압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이라고 확인되고 있다. 더구나 무호흡증이 없는 사람에 비해 심부전,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계 질환의 발생이 3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코골이에 따르는 수면무호흡증을 질환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부족한 듯 하다.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를 단순히 잠을 잘 자기 위한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렇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수면무호흡증은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 건강을 해치고 수명에도 악영향을 준다. 뿐만 아니라 치료를 늦출수록 그 위험도가 점차 커지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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