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사계항과 형제섬 주변 바닷속은 해양녹화사업인 바다숲조성 사업으로 설치한 인공어초마다 노란줄무늬범돔, 벵에돔, 멸치떼 등의 물고기와 감태 등 해조류를 발견할 수 있다. 조성익 자문위원
연산호 중심 다이빙 포인트와는 다른 해중림 이색
올해 수중세계테마축제 관광자원화 사례로 '눈길'
지난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서귀포시 사계항과 형제섬 주변 바다를 무대로 서귀포의 수중세계를 테마로 한 해양축제 '2013 연산호 바다올레 축제'가 열렸다.
'꿈과 희망이 있는 제주바다 속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축제는 서귀포시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제주지사가 공동주최하고, 2013 연산호 바다올레축제위원회가 주관했다. 축제기간 해양생물 전시관, 수산자원 조성관, 수중사진 전시관, 해양단체 홍보관, 해양레저장비 홍보관 등이 상설 운영됐다. 해녀체험, 수상자전거, 레프팅 등 해양레저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특히 이번 행사에선 그동안 사실상 다이빙이 제한됐던 형제섬 수중동굴아치와 바다숲 생태조성지 등을 일반인에게 개방, 스쿠버다이빙 체험과 수중사진 촬영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날씨 문제로 일부 행사가 연기되고 수중촬영대회가 바다숲 조성지에 한해 이뤄지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다.
탐사대는 일반 다이버들 사이에 유명한 형제섬 수중아치 포인트와 함께 이번에 개방된 바다숲 생태조성지에 주목했다. 지역 축제를 통해 관광자원화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최근 탐사대가 형제섬 포인트에 대한 다이빙을 마친 이후 형제섬 서측에 있는 바다숲 생태조성지를 찾았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지역이기에 두 곳에 가이드라인이 설치돼 있었다. 형제섬 서측에 있는 두 곳 조성지 중 더 서측에 있는 곳에서는 이미 모니터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어촌계 관계자의 설명에 따라 탐사대는 섬과 가까운 조성지를 선택했다.
형제섬 수중아치 포인트에선 본섬이 외해에서 흐르는 조류를 막는 방패역할을 해준 것과 달리 바다숲 조성지의 경우 조류의 영향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어장관리선을 방패삼아 바다로 뛰어내린 뒤 재빠르게 선박과 연결된 가이드라인을 붙잡고 입수를 시작했다.
수심 12m 정도 바닥에 내려왔을 때는 어느 정도 조류가 있긴 했지만 해수면 가까이 만큼 세지 않아 유영에 무리가 없었다. 수중 시야가 좋아 바닥에 도착하기 전부터 바다숲 조성지가 한 눈에 들어왔다. 지금까지 탐사한 서귀포지역 포인트 대부분이 자연적인 지형에 연산호를 관찰할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이 곳에서는 각종 모양의 인공어초와 해조류,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초마다 매달려 있는 감태와 이 감태를 먹고 사는 크고 작은 어패류들. 어초 사이사이 놀이터인양 탐사대와 숨바꼭질을 하는 노란줄무늬 범돔, 벵에돔, 자리돔, 줄도화돔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어느 순간 탐사대를 에워싼 멸치무리는 물밖에서 내리쬐는 햇빛이 반사돼 장관을 이뤘다. 한켠에선 30~40㎝ 크기의 방어떼의 움직임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바다숲 조성사업은='해중림'(海中林)사업이라고 하는 바다숲 조성사업은 어초를 바다속에 설치해 해조류 종사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추진되는 해양 녹화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해양동식물 산란·서식환경이 개선되고 갯녹음어장 등이 복원, 연안어장 생태계가 보호되면서 수산자원 증강을 통해 어업인들의 소득증대를 도모하고 잇다.
형제섬 일대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총 15억원을 투자해 터널형 어초 등 4개의 인공어초 300여개를 설치했다. 공단측은 지난 2012년 사계 바다숲 조성지에 대한 효과를 조사한 결과 생물종수가 1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광자원화 눈길=형제섬, 지귀도, 송악산 등 도내 일부 다이빙 포인트 명소의 경우 관할 어촌계의 사전 허락이 필요한 곳이 적지 않다. 유어장으로 지정돼 있는 곳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곳에선 대부분 어촌계에서 다이빙을 사실상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먹거리 다이빙으로 인한 다이버들과 해녀 및 어촌계와의 충돌로 인식이 아직까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관광형 다이빙이 진행되는 곳은 제주시와 서귀포시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이 현실이다.
탐사대가 일반 관광형 다이버들의 출입이 제한되는 형제섬과 형제섬 인근 바다숲 조성지를 소개한 이유는 지역사회에서 해양자원을 관광자원화한 좋은 사례로 눈길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민 사계어촌계장은 "어촌계에서도 수익사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바다올레 행사를 치르게 됐다"며 "하지만 내년에도 이곳에서 열릴지 아직 결정되진 않았다. 올해 행사의 경우도 기상이 좋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고 수익사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예전부터 있어왔던 다이버에 대한 어촌계와 해녀들의 안좋은 인식이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상태인데, 지역주민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면서 "그런 방안의 일환으로 이번 행사도 치른 것이고, 특히 형제섬의 수중아치 포인트에 대한 접근 제한보다는 해녀들 작업이 없는 일정 기간 탐방을 허락하는 등 어촌계 수익 다각화를 현재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대로·최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