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김백기 국제실험예술제 예술감독

[제주愛 빠지다]김백기 국제실험예술제 예술감독
"서귀포서 세계실험예술의 '난장’ 펼칠 것"
올해 9월 세계작가 서귀포시로 대거 몰려
상상력·창의력 통해 예술의 폭 확장 역할
  • 입력 : 2014. 01.17(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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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고향인 서귀포에서 창의력 등이 깃든 또 다른 실험예술을 시도하고 있는 김백기 예술감독. 이현숙기자

작년 연말 서귀포에선 흔치 않은 실험예술축제가 첫 선을 보였다. 그동안 국내 실험적 예술문화를 주도하며 홍대 앞을 세계 실험예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데 앞장섰던 '한국실험예술제'가 서귀포에서 펼쳐진 것이다. 이중섭창작스튜디오 전시실, 이중섭 문화의 거리, 매일올레시장, 강정포구 등이 그 무대가 됐다. 15개국에서 50여 명의 예술가들이 참가한 '2013 한국실험예술제' 기획자는 바로 작년 서귀포에 둥지를 튼 김백기 예술감독이다.

김 예술감독은 서울 홍대 앞에서 한국실험예술제를 12년간 이끌어왔다. 한국실험예술제는 2002년 한국 퍼포먼스 아트 35주년을 기점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퍼포먼스 작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시작됐다.

그는 "원래 실험예술은 어렵고 난해한 예술이 아니라 표현의 폭이 넓은 예술이다. 실험예술에는 편한 것, 아름다운 것, 센 것, 가벼운 것도 있다. 실험예술은 기존 예술을 기본으로 그동한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시도한다는 측면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실험예술은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중요한데 그것들을 실행에 옮긴다는 측면에서 예술의 폭을 확장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 지난해 열렸던 한국실험예술제는 서울과 제주를 이어서 실행에 옮겼다. 상반된 도시인 서울과 제주의 차이만큼 제주에서는 자연친화적이고 대중친화적인 면을 고려했다. 다양한 장르와 실험적인 작품들로 한국 실험예술계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실험예술제는 '아트로드 프로젝트2-What is next?'를 주제로 제주 환경과 자연, 일상과 예술이 서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지역친화형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돌하르방에 옷을 입혀주는 워크숍과 전통시장과 거리, 해변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해프닝, '강정'이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열리는 '바다는 어머니의 품이다'라는 주제의 평화와 상생 기원 퍼포먼스 등이 펼쳐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제주가 가진 수많은 삶의 이야기와 삶 속에 스며있는 예술적 요소들을 찾아내며 '아트로드'의 가능성과 지역주민과 체온나누기를 실천한 것이다.

그가 서울을 떠나 서귀포에 온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홍대 앞이 너무 상업화되어 버려 자본의 논리에 밀려났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지난 2012년 마을미술프로젝트 '유토피아로' 때문에 두달동안 서귀포에 살아보니 좋았던 경험으로 그때부터 서울을 떠나게 된다면 서귀포에서 살자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 2012년 '딱딱한'서귀포경찰서에서 처음으로 실험예술을 선보여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번 축제 공간을 복잡한 문화·소비 패턴의 '홍대 앞'이 아니라 청정지역 '제주'로 설정한 것은 실험예술 내부로부터의 변화 요구와 외부 환경에 대한 관심 등에서 비롯된 자연스런 무게 중심의 이동"이라며 "일회행사가 아닌 제주의 현지화된 콘텐츠로 축제를 지속시켜 나가고 예술의 각 분야와 국내외로 교류의 문을 열어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9월에는 제주에서 '한국실험예술제'를 '국제실험예술제'로 행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실험예술무대로 서귀포를 이렇게 평가했다. "서울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 가운데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아요. 특히 바람을 활용한 대형퍼포먼스라든지 바다와 돌을 활용한 것 등 소재가 무궁무진하죠. 실험예술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고 그것을 다시 현실화시켜 내는 것이니 제주가 더없이 좋은 무대인 셈이죠." 그가 제2의 고향이 된 서귀포에서 펼칠 또 다른 실험예술정신이 '예술의 도시' 서귀포시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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