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확고한 원칙으로 중산간 난개발 막아야

[사설]확고한 원칙으로 중산간 난개발 막아야
  • 입력 : 2014. 12.02(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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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서울 우면산에 산사태가 발생, 주민 18명이 숨졌다. 해발 293m에 불과하지만 강남지역의 허파 역할을 하는 산이다.

이틀간 쏟아진 460㎜의 폭우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하지만 인재(人災)까지 겹치면서 화를 키웠다. 산사태 시뮬레이션에서 '사면(斜面) 불안정'으로 3등급 판정이 내려졌지만 등산로를 넓히는 등 무분별한 개발이 진행돼 왔다. 확장된 등산로가 빗물·토사를 실어 나르는 통로로 바뀌면서 피해를 키웠다.

같은 해 9월 조천읍지역의 물난리 또한 난개발이 원인이었다. 함덕·와흘·대흘·와산리 등 조천읍 일대가 단시간 집중호우로 쑥대밭이 됐다. 빗물이 지하로 흡수되지 못하고 하류로 몰리며 사태를 부채질했다. 공동묘지·농지 등이 늘면서 빗물 투수능력이 떨어진데다 크고 작은 도로가 물길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중산간이 난개발로 신음하고 있다. 최근 중산간지역 내 건축행위는 2011년 41건, 2012년 79건, 2013년 117건 등으로 매년 큰 폭 증가하는 추세다. 하수발생량도 함께 늘고 있다. 2011년 2320㎥(1일)에서 2012년 4214㎥로 갑절 가까이 늘었다. 2013년엔 3만1544㎥로 2011년에 비해 13배이상 증가했다.

제주자치도가 얼마 전 '대규모 투자사업 분야별 세부실행계획'을 내놨다. 원희룡 지사가 취임 1개월을 맞아 밝힌 '대규모 투자사업에 따른 기본방침'의 후속 조치다. 중산간 난개발 등 경관파괴 방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투자유치 상담·입지선정 단계서부터 사업계획의 적정성을 면밀하게 검토, 자연환경을 지켜가겠다"는 각오다.

중산간은 제주의 허파이자 지하수의 주요 함양지다. 수많은 동·식물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무분별한 개발은 소중한 미래가치를 파괴하는 행위다. 벌써부터 하천의 물이 마르고, 일부 지역에 상습적으로 수해가 발생하는 등 재해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엔 지하수 오염의 가능성마저 높아졌다. 난개발을 예방할 수 있는 확고한 기준·원칙과 함께 효과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인식 개선, 그리고 간단없는 노력없이는 자연과 공존하는 제주를 만들어 갈 수 없다. 우리 세대에게 내려진 시대적 책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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