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양리포트 7부:2015 제주바다생태복원프로젝트-바다가 미래다](8)비양도

[제주해양리포트 7부:2015 제주바다생태복원프로젝트-바다가 미래다](8)비양도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상승 등으로 ‘갯녹음 현상’ 가속화
  • 입력 : 2015. 12.28(월)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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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공에서 내려다 본 비양도 전경(드론 촬영). 사진=특별취재팀

다양한 해조류의 성장 모습과 생태계 파괴 사막화 동시 목격
전문가 "바다숲 조성통해 복원"


최근 본보 해양탐사팀이 비양도 비양봉을 기점으로 본섬 반대방향(북쪽) 마을어장에 대한 수중탐사를 진행했다.

해녀들이 주로 조업을 하는 마을어장 바로 인근 해역으로 10여m의 수심 아래에서는 다양한 해조류와 어류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바닥을 전체적으로 훑어본 결과 자연적인 형태와 색감을 지닌 크고 작은 바위들도 있는 반면, 탈색이 된 것 처럼 하얗게 또는 분홍색을 띄는 표면을 가진 돌바닥과 해산물 껍데기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해조류가 잘 발달해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민둥산같은 지역이 판이하게 다름을 어렵지 않게 분별이 가능했다.

바로 '갯녹음 현상'이었다. 갯녹음 현상이라고 불리는 백화현상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 따른 바다의 수온상승과 해양오염이 주요 발생 원인으로 꼽힌다. 백화현상은 발생되면 해양 생태계의 파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바다의 사막화'라고도 불린다

수온 상승으로 산호초가 공생조류를 몸 밖으로 방출하면 산호는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석회질이 돼 탈색현상이 일어나 하얗게 변하면서 죽게되는데, 이 경우도 백화현상이라고 한다. 산호의 백화현상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닷물이 산성화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바닥을 훑어본 결과 탈색된 모습의 바위들이 쉽게 확인돼 비양도 바다 또한 갯녹음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어류 및 패류 서식에 유용한 해조류 군락이 감소하고, 이용가치가 없는 석회조류가 대량 번식해 연안의 바다 표면이 백색 또는 홍색으로 변하게 된다. 갯녹음 현상이 생기면 어패류의 산란 서식장이 파괴돼 어족자원이 감소하게 된다.

국내 갯녹음 현상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제주도의 성게를 꼽기도 한다. 과거에는 성게가 고급 해산물로 어민들의 소득증대에 한 몫을 단단히 했지만 어장을 황폐화하는 주범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성게가 급증하면서 해조류를 닥치는대로 먹어치워 수온 상승 및 어장 오염 등과 함께 갯녹음 현상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9년 비양도 북동사면 큰여~수중 등대 구간에 대한 수중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심 2m 이내의 암반 및 전석대 일대에 보라성게가 밀집해 50×50㎝ 방형조사구 기준 갯녹음 현상이 일어나지 않은 해역 보다 평균 4.5배 높은 12~26개체(평균 18개체)가 확인되기도 했다.

비양도 주민들은 "이 지역은 해조류가 너무나 잘 발달해 있어 배가 지날 때 배 바닥에 해조류가 걸릴 정도였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해조류 양이 확 줄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염원과 수온상승 등의 이유로 황폐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수심 10여m 아래에서 보이는 다양한 해조류 모습.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이같은 제주의 갯녹음 확산에 따른 심각성과 종합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제주도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의원에 따르면 도내 마을어장 127개소 1만4431㏊ 가운데 34%인 4541㏊에 갯녹음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유 의원은 제주도와 관련기관에서 연안어장 갯녹음 치유를 위해 해중림 조성과 바다숲 조성 등 사업에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효과 등은 검증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갯녹음 방지를 위해 제주도 등은 2010년 58억원, 2011년 46억원, 2012년 59억원, 2013년 61억원, 2014년 95억원, 올해 83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갯녹음 현상에 대한 유일한 대책으로는 바다숲 조성을 통한 생태계 복원이 유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결국 '민둥 바다'에 해초를 직접 심는 바다숲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얼마나 갯녹음 진행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느냐가 관건인 상황이다.

한편 제주도는 최근 갯녹음이 발생한 연안해변에서 유용미생물을 이용한 바다숲 살리기 사업을 모니터링한 결과 획기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히면서 향후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별취재팀=고대로부장·강경민차장·최태경·김희동천·강동민기자·조성익자문위원(수중촬영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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