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생물자원의 시대, 제주의 또 하나의 보물

[목요담론]생물자원의 시대, 제주의 또 하나의 보물
  • 입력 : 2016. 01.28(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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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자원고갈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생존의 핵심 요소인 물, 에너지, 식량의 안정적 확보를 가장 큰 관심사로 본다. 이 세 가지는 모두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건강을 위한 것이다.

제주도는 이 중 물에 대하여 그동안 지속적인 노력으로 자급뿐만 아니라 도외 수출까지 하면서 어느정도 해결해 왔다. 에너지의 경우, 제주도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시험하고 있으므로 향후 어느정도 그 평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제주도의 남아있는 먹거리는 어떨까? 제주도는 지질의 물 빠짐 특성 때문에 논농사가 여의치 않지만 넓은 화산대지가 있어서 밭작물은 풍부하게 산출되는 편이다. 또한 바다를 끼고 있어서 수산물도 비교적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다.

필자가 관심을 갖는 부분은 제주도의 삶의 기반을 이루는 지질과 그곳에서 생존한 특이한 식물의 존재이다. 모두 알다시피 제주도에는 화산암의 일종인 현무암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성분적 특성으로 보면 이러한 암석은 철과 마그네슘이 많고, 또 니켈 등 다른 중금속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통상 중금속이 많은 토양이나 지질은 식생이 잘 자라지 못하여 황량한 경관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캘리포니아의 사문암 지역이 대표적인 곳이다. 이 사문암도 철과 마그네슘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경관적 관점에서 보면 이 곳은 황량하여 보호지역이 될 수 없겠지만 캘리포니아는 주 암석으로 지정하여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이는 이들 지역에서 아주 어렵게 생존하는 식물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즉, 면적으로 보면 사문암 지역이 1%를 차지하지만 같은 면적의 일반 암석 지역보다 식물 다양성이 10% 이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말레이시아의 키나발루 공원은 공원 면적의 16%를 차지하는 사문암에서만 자라는 특이한 식물이 '걸출한 보편적 가치'로 인정받은 바 있다.

제주도의 중금속이 많은 지질에서 숲이 잘 발달한 곳은 식물이 아주 어려운 자연조건을 잘 극복한 것이므로 그 식물은 특이한 기능이 있을 수도 있다. 이를 이용하여 식품산업 및 의약품 제조 등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제주도는 먹거리와 건강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서 매우 좋을 것이다.

한편 제주도는 화산암으로 구성되고 한라산이 많은 계곡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자연 냉골 구조가 다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곳은 기후변화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중요 식물의 피난처로 활용될 수 있다. 또 이를 모사하여 자연모방 건축물을 지어보면 어떨까 한다. 이 건축물에 제주도의 전통 건축 양식이 잘 반영되어 관광객의 관심을 끌 수 있다면 2017년 '유엔의 국제 지속가능 관광의 해'에 제주도는 가장 각광받는 관광명소 중의 하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모든 것이 광속도로 변해가고, 또 관광의 특성이 생태관광, 책임관광이나 지속가능 관광 등으로 자주 바뀌지만 필자에게는 아주 느리게 변하는 제주도의 지질에서 괸당문화를 만들어가는 제주인이 즐거운 삶을 사는 것을 오랫동안 건강하게 보고 싶다. <이수재 한국환경정책평가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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