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조릿대 확산…한라산 생태계 보존·관리 시험대-(중)심층연구·정부공조

[한라포커스]조릿대 확산…한라산 생태계 보존·관리 시험대-(중)심층연구·정부공조
한라산 아고산대 ‘생물종 보고’ 사수 비상
  • 입력 : 2016. 02.16(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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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 목전까지 덮고 있는 조릿대. 사진=한라일보 DB

국가적 식물유전자원 손실 우려
방목 등 심층 연구·공감대 과제
환경부·문화재청 등 공조 절실

백록담 턱밑까지 한라산 전역을 뒤덮고 있는 제주조릿대가 한라산 생태계 관리에 가장 민감한 이슈로 다시 떠올랐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구상나무림의 쇠퇴, 공원내 소나무재선충병 선제적 대응과 더불어 제주조릿대 확산에 따른 관리를 최우선 현안으로 환경부와 국립공원위원회에 보고했다. 이어 환경부가 '조릿대공원'화를 우려하며 '국립공원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올 수 있어 아주 심각하게 고민하고 정부, 국립공원관리공단, 제주도의 적극적인 대처'를 공식 주문하기에 이르렀다.

제주조릿대의 왕성한 번식이 전혀 새롭거나 어느날 갑작스럽게 부각된 것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제주조릿대는 한라산에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제주도의 식물을 연구해 온 학자들에게는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한라일보도 2000년대 초반부터 수차례에 걸쳐 제주조릿대의 이상번식에 주목하며 국가 차원의 관심과 종다양성 유지 보존을 위한 정부와 제주도 차원의 대책을 촉구해 왔다.

최근 다시 제주조릿대가 한라산 생태계 관리에 가장 민감한 이슈로 다시 떠오른 것은 무시무시한 번식력과 생물종다양성의 보고인 한라산 아고산대 식물종 다양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상황 때문이다. 앞으로 상록성인 제주조릿대가 아고산 초본·목본식물의 상층을 완전히 뒤덮게 되면 이들 식물들은 더 이상 한라산에 생육할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게 될 수 있다. 국가적으로는 귀중한 식물유전자원의 손실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주조릿대가 한라산국립공원의 생물종다양성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다양한 조사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난제는 제주조릿대를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가하는 문제다. 이 과정에서 과학적 접근과 도민들의 공감대를 얻는게 과제다.

제주조릿대에 의해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의 개체수와 분포면적이 감소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제거와 같은 적정한 관리를 통해 종다양성 유지가 필요하다는 부분은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고정군 박사는 제주조릿대 확산과 생태계 변화를 모니터링해오고 있는 대표적 식물학자다. 고 박사는 "구상나무림과 같이 보전가치가 높은 숲은 제주조릿대에 의해 어린나무의 발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숲의 하층에 자라는 제주조릿대의 일정지역 제거를 통해 어린나무 발생을 유도함으로써 숲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부분에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주조릿대의 제거를 한라산의 광범위한 지역으로 확대하거나 말 방목 등을 통한 제거는 검토가 요구되는 많은 선행과제를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시적인 제주조릿대 줄기의 제거 등을 통한 관리는 보다 많은 조릿대가 발생하는 특성으로 인해 생물다양성에 더욱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단기간에 효과를 얻는 것은 매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특정지역의 제주조릿대 제거와 관리를 위해서도 제주조릿대의 생리 및 생태적 특성을 토대로 관리하는 과학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난 13일 열린 현장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조릿대 제거 작업 이전에 추가 연구를 통해 원인과 대책 등을 검토한 뒤 도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조릿대 관리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제주도는 한라산 조릿대 관리와 쇠퇴하고 있는 구상나무 복원을 위해 정부, 관련기관과 공조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15~16일 양일간 환경부와 문화재청,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산림과학원 등을 방문, 국비 절충과 한라산 발전방안을 위해 공조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는 오는 8월부터 하층식생 생육환경 개선을 위한 조릿대 관리에 본격 착수한다.

특별취재팀=강시영 선임기자·강경민·김지은·김희동천·채해원·강경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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