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세상]룰을 어기면 게임은 게임이 아니다

[주말영화세상]룰을 어기면 게임은 게임이 아니다
  • 입력 : 2016. 11.11(금) 00:00
  • 홍희선 기자 hah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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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한 볼링 도박의 세계를 그린 영화 ‘스플릿’

스플릿 볼링 도박 속 스트라이크의 쾌감
위자: 저주의 시작 해외판 '분신사바'

룰 안에서 즐기면 게임이 된다. 그러나 정해진 룰을 어기면 게임은 더 이상 게임이 아니다. 누군가는 나라의 룰을 어긴 도박, 또 다른 누군가는 심령대화용 점술판 '위자보드'의 룰을 어긴다. 게임의 룰에서 벗어난 두 이야기가 공포와 드라마라는 장르로 표출된다.

▶스플릿=전직 볼링 국가대표 '철종'(유지태)은 불운의 사고로 다리를 다친 후 낮에는 가짜 석유를 팔고 밤에는 볼링 도박판에서 선수로 뛰며 생계를 잇는다. 그러던 중 볼링장에서 자폐 성향을 보이는 볼링 천재 '영훈'(이다윗)을 만나고 생계형 브로커 '희진'(이정현)은 볼링 도박을 주선하며 판을 벌인다. 이런 조합 덕분에 앞서 개봉한 '타짜'(2006)가 선보인 화려한 도박의 세계와는 다른 암담한 배경을 그려낸다. 여기에 엉성하고 우스꽝스러운 투구 폼과 적절한 틱 장애 연기를 조화해 만든 자폐 성향을 가진 '영훈'이라는 캐릭터는 '스플릿'에 독특한 색을 입힌다. 엉성하고 우스꽝스러운 투구 폼과 허공을 응시하는 시선에 적절한 틱 장애 연기를 조화한 '영훈' 캐릭터를 만든 이다윗의 연기가 눈길을 끈다.

'영훈'의 천재적인 볼링 실력 만을 이용하려던 '철종'이 여러 단계에 걸쳐 '영훈'과 진실된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은 다소 전형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웃음 포인트는 물론 볼링 중계 방송과는 다른 볼링공과 핀의 역동적인 움직임, 경쾌한 소리 등의 오락적 요소가 살아있다. 121분.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 ‘위자: 저주의 시작’

▶위자: 저주의 시작=1967년 LA의 교외에 사는 엄마 '앨리스'(엘리자베스 리저)와 두 딸 '리나'(애너리즈 바쏘), '도리스'(룰루 윌슨)는 의뢰인과 죽은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심령사기로 살아간다. 심령사기에 새로 도입한 심령대화용 점술판 '위자 보드'에는 '절대 혼자하지 말 것', '묘지에서 하지 말 것', '끝에 작별 인사를 잊지 말 것'이라는 세 가지 룰이 있다. 이 첫 번째 룰을 어기고 홀로 위자보드를 가지고 놀던 막내딸 도리스는 집안 악령들의 공격을 받게 된다. 이후 도리스는 이상 행동을 보인다.

'위자: 저주의 시작'은 서양판 '분신사바'인 위자 게임을 소재로 만들어진 전작 '위자'(2014)의 속편이다. 심령대화 '위자 게임'이라는 공포 요소가 있지만 엄마와 두 딸의 관계, 죽은 아빠와의 기억 등을 자세히 묘사하는 가족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며 공포의 힘이 약해진다. 위자게임과 맞물려 벌어지는 가족의 비극이나 이후 드러나는 공포의 실체까지 예측가능한 선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무난한 소재나 연출이 장점이지만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공포를 기대할 호러 마니아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99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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