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자원 총량관리제 등 2019년부터 제도화
개발-비개발 구역 분류하는 개념 경계 모호
제주의 미래를 책임 질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수정계획'이 이달 말 고시된다. 이 계획은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제주의 개발·복지·환경 정책을 망라한다. 3조 2000여억원이란 천문학적 예산만큼이나 관심을 끄는 건 환경자원 총량관리제, 계획허가제와 같이 이 계획이 제시하는 개발 규제정책이다. 사유재산권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제도 시행을 위해선 도민 공감대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환경자원 총량관리제 법제화=환경자원 총량관리제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제주도는 자연·지역·생활·인문사회 등 4개 범주를 바탕으로 제주의 환경자원을 평가해 등급을 매기고, 등급별 관리 방법을 규정한 환경자원 총량관리제를 지난 2011년 도입했다.
등급은 개발 자체를 100% 차단하는 '핵심환경자원지역(1등급)'과 가급적 개발 불허 원칙을 지키되 예외적으로 소규모 개발을 부분 허용하는 '환경자원지역(2등급)', 환경성 평가 통과를 조건으로 개발을 부분 허용하는 '자원관리지역(3등급)', 친환경 개발을 내건 '계획관리지역(4등급)', 개발 자체가 가능한 '개발가능지역(5등급)' 등 5개로 나뉜다. 크게 보자면 1~2등급은 개발 불가 지역이고, 3~5등급은 개발 가능 지역이다.
제주도가 이미 마련한 환경자원 총량관리제를 또 다시 들고 나온 이유는 법적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환경자원 총량관리제는 참고 자료로 쓰였을뿐 등급별로 개발을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 때문에 제주도는 제주특별법 6단계 제도개선 과제와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이 제도를 반영, 법적 근거와 이를 실행에 옮길 지침 등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중첩되는 개념=제주도는 현재 지난 2011년 환경자원총량제에서 제시한 5가지 등급을 현 상황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업데이트 된 환경자원 총량관리제는 2019년부터 도입된다.
문제는 큰 틀에서 '개발 규제'의 모습을 띤 환경자원 총량관리제, 계획허가제, 해안변 그린벨트가 구체적으로 서로 어떤 차이점을 지니는 지 그 경계가 난해하다는 점이다.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나온 해안변 그린벨트는 제주의 해안을 적극적으로 보전해야 할 '보전 해안' 및 이미 개발된 해안 가운데 훼손돼 앞으로 관리할 '관리해안'과 개발을 통해 관광자원화 할 '이용해안'으로 나누고 있고, 계획허가제는 개발을 원천 차단하는 '보전영역' 및 일부 개발이 허용되는 '중간영역'과 '이용영역'으로 구분한다. 개발과 비개발 구역을 나누겠다는 구상은 3가지 정책 모두 유사하다.
특히 환경자원총량관리제와 계획허가제는 제주 전역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똑같다. 하지만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은 개발이 차단되는 환경자원 총량관리제 '1~2등급'과 계획허가제의 '보전영역'이 서로 어떤 점에서 다른 지를 세세히 제시하지 않았다.
공무원들도 명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계획허가제나 해안변 그린벨트제 도입을 위한 용역을 각 부서가 추진하고 있으니 해당 부서에 물어보는 게 빠를 것 같다"고 했고, 또 다른 담당부서 관계자는 "서로 다른 개념인데, 구체적인 차이점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심지어 모 공무원은 "도입시기가 2020년이 아니냐"면서 엉뚱한 답변을 하기도했다.
사유재산권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은 민감한 정책인만큼 도민 공감대를 얻으려면 제도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뒤따라야 하지만 미흡한 게 현실이다.
홍경희 도의원도 지난 14일 임시회에서 "계획허가제는 전국 처음으로 도입되는 굉장히 센세이셔널(놀라운) 일임에도 정작 도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