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가 이슈&현장]제주목관아 전시관 건립 '하세월'

[제주문화가 이슈&현장]제주목관아 전시관 건립 '하세월'
유물 수집 해놓고 부지 확보 안돼 지지부진
  • 입력 : 2017. 07.11(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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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목관아 전시관 건립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발굴 조사 이후 공터로 방치되어 있는 제주북초 동쪽 제주목관아 영주관 객사터를 활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진선희기자

노인복지회관 리모델링 방안 등 추진했지만 무산
제주목사 간찰류 등 소장자료 800여점 사실상 낮잠
최근 발굴조사 후 공터로 방치된 객사터 활용 주장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제주목관아. 관덕정을 포함 주변에 주요 관아시설이 자리했던 곳으로 조선시대 제주의 정치·행정·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제주목관아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집중적으로 건물복원이 이루어지며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췄다. 제주목관아가 제주 도심에 새롭게 얼굴을 드러내면서 그동안 건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던 공간이 제주목관아 전시관이다.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별다른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다.

▶대체시설로 제주목 역사관 조성=제주목관아 전시관 건립 사업이 구체적으로 거론된 시기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순한 건물 복원을 넘어 제주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로 전시관이 필요하다는 거였다.

당시 제주시는 문화재청 승인에 따라 전시관 조성 계획을 내놓았지만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동안 제주북초등학교 정문 앞에 있는 제주목관아 관리사무소를 철거한 뒤 그 자리에 한옥 형태의 전시관을 짓는 방안, 제주목관아와 이웃한 노인복지회관을 리모델링하는 방안이 잇따라 제시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제주목관아 전시관 사업이 난항을 겪자 '임시방편'으로 등장한 공간이 제주목 역사관이다. 제주목관아 입구 회랑을 리모델링한 역사관은 제주목의 역사적 흐름, 부임목사의 생활상과 행렬도, 제주읍성 주요건물과 변천사 등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제주 역사를 쉽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역사교육 체험장으로 기능하기엔 규모가 협소하고 전시 자료 역시 빈약하다.

▶"객사터 활용방안 장기적 검토 필요"=최근 제주 문화재계 일각에서는 제주북초 동쪽에 있는 제주목관아 영주관 객사터를 전시관 부지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이곳은 2013~2015년 객사터 확인을 위한 1~2차 발굴조사 이후 공터로 방치되어 있다. 발굴 조사 결과 서편 도로로 이어지는 건물지 잔여 부분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 후 전체 규모가 확인돼야 건물지에 대한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제주북초 부지를 발굴해야 하는데 학교를 이전하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대해 제주도세계유산본부측은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객사터에 전시관을 세우더라도 발굴터 보존과 고도제한 탓에 지하층 없이 2층 규모로 제한돼 이 역시 다양한 콘텐츠를 담기엔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전시관 건립을 추진하기보다 녹지공간으로 단장해 주민 쉼터로 제공하면서 활용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제주목관아에서 제주목사, 제주 유배인 등과 관련해 수집한 유물은 간찰류, 문집, 도자기 등 870점이 넘는다. 전시관 건립에 기대를 걸고 해마다 수집해온 자료임에도 사장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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