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희망사다리] (3) 외도초등학교 우정관

[아름다운 동행 희망사다리] (3) 외도초등학교 우정관
새단장 급식실서 따뜻한 한 끼 건강한 성장
부영이 신축해 2001년 12월 기증
  • 입력 : 2017. 11.22(수)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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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세운 외도초 급식소
학생수 가파른 증가에 철거 뒤
친환경 급식조리실·식당 갖춰

운동장엔 뛰노는 아이들로 가득찼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공을 주고 받는 아이들의 외침이 더해져 시끌시끌했다. 웃고 떠들며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을 마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맛있는 밥이었다. 순서를 기다려 급식실에 다다른 아이들은 줄을 맞춰 밥과 반찬, 국을 올려놓은 식판을 들고 친구들과 어울려 점심을 먹었다. 이날은 발아현미밥, 돼지갈비감자탕, 매운콩나물무침, 연두부양념장, 멸치야채볶음 등이 차려졌다.

지난 21일 제주시 외도초등학교(교장 홍상국). 한창 자라는 아이들을 위한 급식실은 또다른 꿈이 자라는 교육 시설이다. 무상급식 시행 이후엔 굶는 아이가 없어지고 균형잡힌 식단이 제공되고 있다. 무상급식은 모든 아이들이 골고루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따뜻한 밥 한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부영그룹이 외도초에 기증한 우정관에서 학생들이 급식을 먹고 있다. 강희만기자

붉은 벽돌 외벽의 외도초 급식실은 그동안 두 차례 증개축을 거쳤다. 그 중심에 부영그룹(회장 이중근)이 있다. 2001년의 일이다. 외도초는 외도지구 토지정비계획과 2000여 세대에 이르는 부영아파트 입주로 학생수가 1000명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학생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1992년 조립식 건물로 지어진 급식실도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당시 300여명 정도만 이용할 수 있는 급식실로는 불어나는 학생을 감당할 수 없었다.

학부모회와 지역 유지들이 방도를 찾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고 부영에서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외도초 급식실 개축을 약속했다. 조립식 급식실은 공간이 비좁을 뿐만 아니라 벽면에 물이 새고 우수 탓에 정전 현상이 잇따랐다. 부영은 249㎡(75평)이던 급식실과 부속 시설물, 병설유치원 교실을 철거한 뒤 그 자리에 4억 여원을 들여 627㎡(190평) 규모의 새로운 건물을 세웠다.

친환경적이면서 최신식인 급식조리실과 식당을 갖춘 급식실은 '우정관'이란 이름을 달았다. 부영이 기증한 우정관을 통해 번듯한 급식실을 마련하게 된 외도초는 제주도와 마을 주민들의 지원을 더해 주방기구 등을 새로 설치했다. 외도초는 이같은 과정을 거쳐 2001년 12월 17일 우정관 준공·기증식을 가졌다.

외도초 우정관 전경.

2층짜리 건물인 지금의 외도초 우정관은 2011년 또한번 증축됐다. 외도동 일대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며 학생수도 그만큼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존 급식실에 학생을 한꺼번에 수용하기 어려워 그 해 8월 제주도교육청의 예산 지원을 받아 증축에 나섰다. 급식실 2층엔 무대가 설치되어 있어 학부모 대상 교육 과정 설명회, 중학교 진학 설명회, 제주어 말하기 대회장 등으로도 활용되어 왔다.

외도초는 11월 현재 1~6학년 54학급 약 1520명이 재학하고 있다. 병설유치원생과 교직원을 포함 1670명 가량이 매번 급식실을 이용한다. 외도초는 아이들이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3교대로 배식을 벌이고 있다.

강희숙 외도초 영양교사는 "급식실을 찾는 아이들이 음식을 잘 먹어주고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볼 때 흐뭇하다"며 "특히 맛있게 먹었다면서 다음에 또 만들어 달라는 아이들의 말을 들을 때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학교 급식 발전에 또다른 전환점"
'외도 소식'에 실린 우정관 기증식


"외도교는 지난 12월 17일 '우정관' 준공 기증식을 가졌다. 평소 지역 교육환경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지원을 하고 있는 (주)부영에서 이번에 우리 학교에 '우정관'을 신축하였는데 우리 학교의 급식발전에 또다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외도초등학교가 2002년 2월 19일자로 펴낸 '외도소식'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 우정관 준공·기증식을 알리는 내용과 어울려 기념 행사 사진이 더해졌다.

외도초는 우정관 준공식 무렵에 외적으로 적지 않은 성장을 이뤘다. 2000년 12개 교실이 증축됐고 2001년에는 8개 교실을 더 늘렸다. 2002년에 또한번 8개 교실을 증축했다. 하수구 설치, 울타리 자연석 조성, 마사토 정비 등 환경 개선도 이루어졌다.

낡은 급식소 대신 최신식 급식실이 들어선 점도 큰 변화였다. 당시 고수언 교장은 '외도소식'을 여는 글에서 "부영의 지원으로 급식소가 새로이 증축되어 외도교 어린이들이 좀 더 나은 시설에서 급식을 받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제주도내 초등학교 학교 급식실은 제주도교육청과 학부모 후원금으로 지어지는 일이 대다수였다. 중·고등학교 급식실은 교육부, 제주도, 제주도교육청 등의 지원으로 조성됐다. 외도초 우정관처럼 기업이나 독지가의 지원으로 건립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제주는 학생 무상급식이 비교적 일찍 시행된 지역이다. 2010년 제주도교육청이 예산 전액을 대서 읍면 지역의 병설유치원과 초·중학교부터 시작됐다. 이듬해엔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이 예산을 절반씩 부담해 사립유치원과 동지역 병설유치원·초등학교까지 확대됐고 2012년엔 동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도 추가했다. 2013년부터는 제주 전역 유치원과 초·중학교에서 무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식품비와 운영비는 제주도 60%, 제주도교육청 40%를 맡고 인건비는 제주도교육청이 100% 부담한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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