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와 함께하는 글로벌 에티켓 캠페인] (11) 갑질 손님에 서러운 알바생

[JDC와 함께하는 글로벌 에티켓 캠페인] (11) 갑질 손님에 서러운 알바생
"손님은 왕? 우린 무조건 참아야 하나요"
  • 입력 : 2017. 11.26(일) 19: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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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A(23)씨는 몸을 비틀대는 손님이 들어올 때면 긴장을 하게 된다. 지난 여름 술에 취한 손님에게 호되게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술에 취한 채 편의점을 찾은 B씨는 술을 산 뒤 A씨에게 종이컵을 공짜로 요구했다. 종이컵도 사야 한다는 A씨의 말에 취객은 종이컵 하나도 못주냐며 큰소리로 반말은 물론 욕설을 했고, A씨는 손님이 편의점을 나갈 때까지 그 얘기를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아르바이트생(시간제로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은 손님의 반말과 욕설, 부당한 요구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사이트 알바천국이 지난 9월 전국의 20대 회원 10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르바이트생은 '진상 손님의 갑질' 때문에 서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9명(94.5%)이 알바 중 서러움을 느꼈으며 '진상 손님의 갑질을 참고 넘겨야 할 때(33.7%)' 가장 서러웠다고 답했다. 이어 '힘들어도 힘들다 말하지 못할 때(21%)', '아파도 참고 일해야 할 때(17.5%)', '주휴수당은 물론 추가수당까지 받지 못할 때(6.9%)' 순으로 서러움을 느꼈다고 답했다.

손님 반말·욕설·부당 요구에도
참고 넘기는 아르바이트생
"반말·무리한 요구 삼가고
노동자로 존중하는 태도 가져야"


또 아르바이트생들은 진상손님의 갑질 뿐만 아니라 손님의 예의없는 행동 때문에 상처 입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또다른 아르바이트 전문포털사이트인 알바몬이 아르바이트생 2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3%가 '손님의 예의없는 행동(비매너)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그 중 아르바이트생이 가장 많이 겪은 비매너 손님은 '야, 알바 등 반말로 명령하는 손님(54.2%)'이었다. 이외에도 아르바이트생들은 '돈이나 카드를 던지거나 뿌리듯이 주는 손님(32.6%)', '권한 밖의 일을 요구하는 손님(28.2%)', '자기가 실수해 놓고 무조건 사과하라고 하는 손님(24.7%)'. '트집잡아 화풀이 하는 손님(15.6%)' 순으로 예의없는 손님을 응대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아르바이트생들은 손님의 작은 친절에 고마움을 느꼈다. 많은 아르바이트생들이 '내가 건넨 인사를 상냥하게 받아줄 때(47.4%)' 손님에게 감동을 받았다고 답했고, 이어 알바생들은 매너 있는 손님으로 '나의 서비스에 감사함을 표할 때(46.7%)', '실수해도 이해해주고 기다려 줄 때(36.5%)' 를 뽑았다.

정의융 제주알바상담소장은 아르바이트생에게 갖춰야 할 에티켓과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직장 상사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게 푸는 경향이 있다. 가장 약하고 불안한 위치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게 '감정의 쓰레기'들을 버린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선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게 반말을 하는 것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편의점에서, 카페에서, 영화관에서, 식당에서 마주하는 아르바이트생을 생계비를 벌기 위해 일하고 있는 노동자로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채해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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