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가장 먼저 반기는 남도, 제주에선 2월 매화축제가 곳곳에서 열린다. 사진=휴애리 제공
겨울꽃·봄눈… 선비 닮은 설중매의 매력노리매·휴애리·한림공원 2월 매화 물결
차디찬 눈 속에서도 꽃망울을 터트리는 매화. 그래서 선인들은 사군자의 하나로 매화를 좋아했다.
'매일생한향불매(梅一生寒香不賣)-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그는 향기를 팔지 않는다'고 했다. 선비의 마음이 그러했을까.
2월이 시작됐다. 그리고 입춘(4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언제나 그렇듯 매서운 동장군의 기세를 뚫고 피어나는 봄은 '찬란하다'고 표현한다. 아직 한파의 기세가 완전하게 꺾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금방이라도 방울방울 터트릴 것 같은 꽃망울이 제법 영글어 잠깐잠깐 찾아오는 봄기운에 매화도 하나둘씩 피어나기 시작했다.
유독, 추웠던 겨울이라 여느 해의 매화보다 그 향은 더욱 짙다. 누군가는 지난 겨울이 추울수록 봄의 꽃은 더 붉고 그 향은 짙다고 했다. 봄을 가장 먼저 반기는 남도, 제주 곳곳에선 2월 매화축제가 여럿 열린다. 향긋한 봄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 오른다.
▶'놀이' + '매화'… 노리매 매화축제='놀이'와 '매화'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노리매.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에 위치한 이 곳에서 3일부터 3월 4일까지 한달간 '콧바람 쐬러가세, 노리매 매화축제'가 흐드러지게 펼쳐진다. 보물찾기, 음악회, 매화를 이용한 다양한 만들기, 포토존이벤트, 매실차시음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특히 반려동물과 함께 찾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도시형 공원인 노리매에는 매화 이외에도 수선화와 목련, 작약, 동백나무 등 다양한 꽃이 사계절 내내 피고진다.
▶'제주속 작은 제주' 휴애리 매화축제=한라산 끝자락에 자리한 서귀포시 남원읍 소재 휴애리는 14일부터 3월 18일까지 매화축제를 연다. 올해 제12회째를 맞는다.
이 기간에 다양한 포토존, 동물먹이주기체험, 흑돼지·거위야 놀자, 승마체험, 야생화 자연 학습체험, 전통놀이 체험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마련된다. 핸드메이트 플리마켓과 푸짐한 먹거리장터도 운영된다.
휴애리 갤러리 '팡'에서는 작가들의 개성넘치는 작품이 전시돼 볼거리를 선사한다. 김소라·변세희 초대전이 마련된다. 축제기간 도민 어린이와 장애복지 단체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세자녀 이상 가구 어린이에 한해 50% 할인 혜택도 있다.
▶황무지서 피어난 한림공원 매화축제(2월중)=제주한림공원은 33만여㎡(10만평)의 황무지 모래밭에서 일궈낸 녹색낙원으로 각국의 저명인사들이 찬사를 보내는 세계적 관광명소다. 특히 매년 2월이면 붉게 혹은 하얀 자태를 드러내는 매화의 유혹은 감탄사를 절로 나게 한다. 축제기간 매화정원에는 90년생 능수홍매화와 능수백매화가 버드나무처럼 선고운 곡선을 만들어내며 장관을 이룬다. 뿐만 아니라 20년 이상의 수령을 자랑하는 백매화, 홍매화, 겹백매화, 겹홍매화 청매화도 매서운 겨울바람을 뚫고 단아한 자태를 뽐낸다.
겨울에 피어나는 꽃, 봄에 내리는 눈. 겨울과 봄, 계절의 공존하는 2월은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