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핫플레이스] (41)섬속의 섬 가파도

[제주 핫플레이스] (41)섬속의 섬 가파도
지금 그 섬에 가면… 청보리 물결이 넘실
  • 입력 : 2019. 03.28(목) 20: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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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최고 높이 20.5m 낮은 섬
거친 오르막 없이 융단 같은 평지
60만㎡ 광활한 청보리 장관 이뤄

바람에 일렁이면 마치 시간 멈춘듯
청보리밭 둘러싼 밭담도 운치 더해


섬속의 섬 가파도에 제일 아름다운 계절이 돌아왔다. 지금 가파도에 가면 청보리 물결이 눈 앞에서 넘실대는 환상적인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가파도는 우리나라 유인도서(사람이 사는 섬)중 가장 고도가 낮은 섬이다. 섬의 최고 높이가 20.5m에 불과해 거친 오르막 없이 융단 같은 평지가 이어진다.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이면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가파도에 가려면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에 있는 운진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첫배는 오전 9시에 출발하고 이후 40분 간격으로 배가 운항한다. 마지막 배는 오후 4시40분 출발편이다. 운진항에서 가파도로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분 남짓이다. 가파도에서 본섬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배는 오후 5시 출발편이기 때문에 당일치기 여행객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가파도에 도착하면 네모 반듯한 회색 건물부터 방문객을 맞는다. 가파도 터미널이다. 현대카드와 제주도는 지난 2012년부터 손을 잡고 가파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구가 줄고 마을이 쇠퇴하자 섬의 매력을 보존하면서 활력을 북돋는 이런 사업이 진행됐다. 빈 집을 새로 단장하고 예술가들을 섬으로 불러 들였다.

가파도 터미널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재탄생했다. 기존 2층의 건물을 허물어 마치 바닥에 엎드린듯한 납작하고 길다란 형태의 단층짜리 터미널을 신축했다. 단층 구조로 만든 건 '키 작은' 섬인 가파도와의 조화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해안가를 따라 걸어가다 보면 프로젝트를 통해 조성된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도 만날 수 있다. 작가들의 개인 숙소와 작업 공간, 갤러리 등이 있다. 한국, 영국, 덴마크 출신의 예술가 등이 섬에 살며 작품 활동을 한다.

이 봄, 가파도를 뽐내는 건 역시나 건물이 아닌 가파도를 끝없이 수놓은 청보리다. 가파도 청보리의 품종은 '향맥'으로 전국에서 재배되는 보리 품종 중 가장 먼저 자라고, 가장 키가 크며 가장 푸른 색을 뽐낸다고 한다. 60만㎡에 달하는 광활한 청보리가 바람에 일렁이면 마치 시간이 멈춘듯 마음이 고요해진다. 청보리밭 주변을 둘러싼 아기자기한 밭담도 운치를 더한다.

가파도는 참 걷기 좋은 곳이다. 총길이 약 4.2㎞인 올레 10-1 코스가 가파도에 있다.

해안을 따라 크게 S자로 걷는 코스다. 코스를 따라 걷다보면 상동마을 할망당, 가파초등학교, 하동포구, 해안길에 피어난 이름 모를 꽃들도 만날 수 있다.

가파도의 섬 중앙에는 '소망전망대'가 있다. 가파도 전체 절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전망대에 바라본 산방산, 송악산, 고근산, 군산, 단산, 마라도는 한 폭의 병풍 같다. 가파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이 곳에 소망리본을 달아 놓았는데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고 한다.

30일부터는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열린다. 가파도청보리축제위원회 주최로 오는 5월 12일까지 40여일 간 가파도 일대가 축제로 들썩인다. 주요프로그램으로 청보리밭 걷기, 소망기원 돌탑쌓기, 올레길 보물찾기가 마련돼 있다. 여기에 소라·보리쌀 멀리 던지기, 커플 자전거대회, 보말까기 대회와 함께 축제 기간 내 '나도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공연도 준비됐다. '별이 빛나는밤 불턱음악회'가 4월 18일 열리며 4월 11·12·19일에는 밴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이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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