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도와 느지리오름
아름다운 섬과 오름 '옥에 티'
  • 입력 : 2020. 03.25(수) 13:30
  • 김원순 시민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코로나, 코로나! 전 세계가 들썩거린다. 공직자들도 너무 바쁘다. 비양도와 느지리오름은 한림읍에 속해 있는 섬과 오름이다. 비양도는 한림항에서 3km 정도 떨어져 있고 배로 10여 분 거리다. 마을 앞에 작은 포구가 있고 발을 내려 놓는 순간 깨끗하다는 느낌이 온다. 조금 더 걸어가면 주민들을 만나게 된다. 길을 잘 모르고 주왁주왁 하는 사람들에게 상냥한 미소로 다가와 친절하게 길을 안내한다. “오름 가쿠과?” “요 질로 가당 보민 오름더래 오르는 계단 보입니다.” 구수한 제주어로 말하면 “예, 뭐라고 했어요?” 하고 질문도 하면서 정이 오고가는 시간이다.



오름 중간 능선을 오르면 쌍둥이 분화구가 있고 분화구 내에는 비양나무가 자생한다. 비양나무가 있는 곳에 접근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중요한 나무라는 점이다. 그리 높지 않는(비고 104m) 오름이라 10여 분이면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서 서면 아, 잘 왔다라고 생각이 든다. 사방이 확 트이고 푸른 바다에 갈매기 소리와 함께 해녀들 숨비소리도 어우러진다. 정상에는 오고가는 선박을 안내하는 길라잡이 등대가 있다. 등대 바로 뒤편 탐방로는 있지만 급경사이고 야자수매트가 깔았던 흔적은 있는데 탐방객들 발걸음에 야자수매트는 다 헤져서 미끌미끌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리고 오름을 내려 애기업은 돌을 끼고 잠깐 돌면 펄랑못이 나온다. 펄랑못 탐방로는 모두 목재 데크로 시설되었는데 덜컹거리는 곳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삭아서 구멍이 나 있고 해설판은 무거운 철판으로 잘 만들어 있는데 한쪽구석에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이 해설판이 이런 상태로 있는 것은 오래되었다. 그리고 사용하지 않는 해설판이 몇 군대 더 있던데 철수해야 한다.



두 번째는 느지리오름이다. 느지리오름도 비고가 85m 정도니 쉽게 오를 수 있다. 등산로 초입부터 문제가 보인다. 송이를 채취해간 흔적이 여러 곳에 보인다. 그대로 두면 또 다른 사람이 손을 댈 것이다.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그 전망대 자리는 만조봉수 터 이다. 제주에 25개 봉수대가 있었는데 망조봉수는 원형이 잘 남아 있었던 봉수였다. 2014년 경 지금에 전망대를 봉수터 위에다 세운 것이다. 그리고 정상에서 북쪽 탐방로를 내려오다 보면 가파른 목재 계단이 있는데 어느 하나 성한 것이 없다. 이 역시 2~3년 전부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지금은 아예 그 계단으로는 다니지도 않고 계단 옆으로 길이 하나 더 만들어졌다. 목재 계단을 철수하고 야자수매트를 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에 소나무도 일부 전정을 해야 더 좋은 전망이 나올 것이다.



아름답고 친절한 사람들이 사는 섬 비양도 너무 깨끗했고, 느지리오름도 사방을 볼 수 있고 접근성도 좋은데 각각의 문제가 옥에 티였다. 어렵고 힘들지만 속히 보수하여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65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