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포함한 많은 공무원이 청렴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직업군보다 잘 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청렴의 중요성에 대해 알고 있음에도 실천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것을 이상과 현실의 괴리라는 측면에서 바라봤다. 첫 번째로 청렴이라는 말 자체가 추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청렴과 관련된 상황인지조차 인식 못하는 것은 청렴이 가지는 다양하고 구체적 모습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렴과 관련된 법을 준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사로운 이익과 관계없이 지역주민의 어려움을 발견해내고 해결에 이르게 하는 적극적인 행정 또한 청렴의 한 형태일 것이다. 즉, 이와 같은 청렴의 구체적 모습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청렴’이라는 이상적 개념이 현실에 와 닿을 것이다.
두 번째로 청렴을 실천하기 위해 개인이 지켜야 할 행동지침에 더 나아가 이유까지 숙고하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조직 차원에서 어떤 행동이 청렴의 가치에 반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각 상황별로 무엇이 맞는 행동인지와 더불어 그 이유에 대한 개인의 고찰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조그만 유혹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화 된 청렴의 모습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서가 있다면 ‘청렴’이라는 이상과 ‘실천’이라는 현실의 간극이 좁혀질 수 있음을 기대한다. 당장 그것이 없다면 공무원 개인이 나만의 지침서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그 이유까지 추가해서 말이다. 청렴 지침서를 통한 확고한 믿음을 통해 청렴의 가치를 실천해 내 자신과 공무원 사회가 더욱 신뢰받는 모습을 고대한다. <김지혁 제주특별자치도 총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