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재감정 예정"에 제주개발공사 "감정가 검토후 발표"
여러 번의 유찰로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호텔 용지'가 '주상복합 및 업무 용지'로 변경된다. 이번 변경으로 신사옥 부지를 물색하던 제주도개발공사가 업무 용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제주시는 다음달 1일 오후 5시 화북동 복지회관 1층 경로당에서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 변경(안)'에 대한 사전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자리에서는 수 차례 유찰의 쓴 맛을 본 화북상업지역 내 호텔 용지(1만9432㎡·478억원)를 주상복합(약 1만3223㎡) 및 업무 용지(약 6611㎡)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주민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은 화북동 1400번지 일원(21만6920㎡)에 사업비 568억원을 투입, 기반시설 공사 등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앞서 제주시는 2019년부터 호텔 용지에 대한 매각 공고를 네 차례나 진행했지만, 단 한 명의 응찰자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제주시는 지난해 12월 '개발계획 변경 용역'에 착수, 호텔 용지를 주상복합과 업무 용지로 바꾼다는 '변경안'을 도출한 상황이다. 당초 호텔 용지에는 제주 동부권 최고 고도인 55m 규모의 호텔을 세워 상업지역에 맞는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제주시 관계자는 "원활한 사업자금 확보와 안정적인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호텔 용지 매각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주상복합 및 업무 용지로 용도가 변경되면 오는 8~9월 재감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호텔 용지 가격인 478억원을 웃도는 금액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제주개발공사.
이 소식을 들은 제주도개발공사는 업무 용지를 구입, 신사옥을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현재 제주도개발공사의 사무·연구·영업 인력 300여명은 제주시 첨단로에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데, 이 비용이 연간 9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해 2023 중점 추진전략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주도하는 랜드마크적 스마트 사옥 건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사옥 건립 규모 부지는 3300㎡ 이상이다.
당시 제주시도 "원도심에 적합한 부지가 확보되면 개발공사 사옥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정학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올해 2월 제주자치도의회 임시회 업무보고에서 "제주시 전체 20개지역 정도를 검토했는데 매도 희망가와 감정가의 차이, 매각 의사 등으로 부지 선정을 아직 못하고 있다"며 "지난 6개월 이상 부지확보를 위한 노력을 했지만, (원도심) 부지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어 이번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 용도변경이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는 "업무 용지 구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책정되는 감정가 등을 확인한 후 구체적인 방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