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산모 심정지에도 만삭 출산 '기적'

제주서 산모 심정지에도 만삭 출산 '기적'
제주대병원 6개월차 심정지 산모
지속 관찰·치료로 만삭 출산 성공
산모·아이 모두 건강한 경우 희귀
  • 입력 : 2021. 07.14(수) 16:4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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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나 교수와 아기를 안고 있는 강씨.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제주에서 임신 6개월 산모가 심정지를 일으켰지만, 신속한 신고와 응급처치, 의료진의 세심한 관리로 '만삭 출산'에 성공했다. 심정지를 일으킨 산모 가운데 산모와 아이 모두가 건강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14일 제주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임신 6개월차 산모 강모(43)씨가 갑자기 심정지로 쓰려져 주변에 있던 목격자가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119는 제세동기를 이용해 강씨가 '자발순환회복'이 가능하도록 처치했지만, 심장기능이 정상 기준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부정맥도 발견돼 산모와 태아의 생존을 안심할 수 없었다.

 이에 제주대학교병원 산부인과와 심장내과는 강씨에 대한 관찰과 치료를 병행했고, 산모도 치료 의지를 보이면서 조심스럽게 만삭 출산을 계획했다.

 이후 지난달 16일 제주대병원 산부인과 김리나 교수의 집도 하에 강씨는 2.55㎏의 건강한 남아를 출산했다.

 강씨는 현재 제주대병원 산부인과와 심장내과의 외래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으며, 아기는 후유증 없이 잘 커가고 있다.

 김리나 교수는 "임신 중 심정지는 매우 드물고, 예측하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발생시에는 산모와 태아의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위험인자"라며 "급박하고 모두가 긴장했던 그 순간, 구급대원과 의료진들이 각자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 임신 중 심정지는 단 2건만 보고될 정도로 희귀하다. 각각 임신 8개월, 9개월 산모였는데, 8개월 산모는 아이와 함께 생을 마감했다. 9개월 산모는 사망했고, 태어난 아기는 저산소허혈뇌병증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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