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주愛빠지다] (3)(주)더원건설 정주학 대표

[2021 제주愛빠지다] (3)(주)더원건설 정주학 대표
"이제 '제주에 살고 싶다'는 꿈 이뤄"
  • 입력 : 2021. 07.15(목)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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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제주에 정착하며 제주에 살고 싶다는 꿈을 이룬 정주학 (주)더원건설 대표.

10대 시절 제주서 막노동
나이들면 제주 살자 결심
2년 전 부인과 함께 정착
"사라져 가는 풍광 아쉬워"

"고등학교 때 우연히 제주에 여행왔다가 돈이 떨어져 신제주에서 막노동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제주도가 너무 좋았다. 그 당시에 나이가 들고 기회가 되면 제주에 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그 꿈이 이뤄졌다."

서울에서 건설업을 하다가 2019년 8월 1일 제주에 정착한 (주)더원건설 정주학 대표(61)의 이야기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서울사람에서 제주사람으로 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정 대표는 제주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5년 전에 제주시청 인근에 지사를 설립했다. 이후 1년 반정도 일을 하다가 사업을 포기하고 서울로 돌아갔다. "제주에서 건설관련 업무를 하는 공무원들은 대부분 A고 출신들이었다. 여기에 줄이 닿지 않으면 사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개발지역과 비개발지역으로 구분하고, 개발지역으로 풀어 놓았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허가를 빨리 해줘야 하는데 막상 개발을 하려고 하면 이것 저것 걸리는 것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결국 1년 반만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돌아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사업포기 후 서울로 돌아갔지만 제주살이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못했다.

"3년 전에 제주와 서울을 오가는 생활을 1년 정도 했는데 호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연세로 집을 얻어서 1년을 살아볼까 했는데 마침 이 집(타운하우스)을 매입하게 됐고 이후 집사람과 제주에 정착하게 됐다"고 했다.

제주에 정착한 후 부인의 알레르기성 질환이 치유됐다고 했다.

"집 사람이 알레르기가 심해서 서울에 있을 때는 매일 약을 먹었는데 제주에 온 후에는 한번도 안먹었다. 지금은 서울에 잠깐 갔다 올때만 약을 먹는다"고 했다.

제주 예찬도 늘어 놓았다.

"우리나라에 제주도가 있는게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한라산이 400~500m만 더 높고 사화산이 아니라 활화산이면 좋겠다. 1년 내내 눈이 쌓인 설산에 김이 모락모락 나면 얼마가 이쁘겠냐고 친구들과 농담삼아 이야기를 한다. 제주는 정말 아름답고 좋은 곳이다."

제주살이 2년차, 여전히 제주는 그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 사투리와 불친절이 이방인들의 정착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사투리 억양은 화가 난 것 처럼 들린다. 그럼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사람들이 오해를 한다. 육지사람들에게는 표준말로 대해도 되는데 2년을 살아도 사투리는 적응이 안된다. 뭍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적응하기가 가장 힘든 것이 사투리를 쓰는 것"이라고 했다.

제주의 사라진 풍경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40여년 전에 가야호를 타고 제주에 왔을 때 부두에서 산지천까지 다 야자수였다. 이런 이국적인 모습을 동경했는데 지금은 다 먼나무로 교체가 돼서 아쉽다"고 한다.

정 대표는 아름다운 제주를 지키기 위해서는 "편리함을 이유로 도로의 오래된 나무를 베어내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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