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의 목요담론] 한여름 밤의 꿈

[이성용의 목요담론] 한여름 밤의 꿈
  • 입력 : 2021. 08.19(목)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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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는 나라다. 2000년 이전에는 이러한 사계절의 구분이 명확하고 기간도 비슷하게 유지됐던 것 같다. 그러나 최근에는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은 길어지는 등 계절간의 구분과 기간이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계절의 변화는 전 세계적인 지구 온난화,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전과는 다른 것을 체감하고 있다. 사계절이 있어서 연중 계절이 1개나 2개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계절변화에 대한 적응도 잘해왔고, 생활에서도 활동적인 것 같다. 매년 추운 겨울을 견디고 난 뒤 봄이 오면 만물이 생동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희망을 가지고 살고 있다. 그러나 올해 여름은 특이하게 장마가 일찍 오고 일찍 끝나서인지 장마 이후 가마솥 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렸다.

그러나 메마른 대지의 단비와도 같이 시원하고 우리를 붙잡는 소식들이 있다. 바로 일본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이다. 올림픽은 4년마다 개최돼 작년 2020년에 개최돼야 했지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로 인해 한해 연기돼 무관중 경기로 올해 개최됐다. 전 세계 선수들이 모여서 종목별로 준비한 기량을 마음껏 겨뤘고, 우리나라 선수들도 4년간 갈고 닦은 각자의 실력을 발휘했다. 우리나라와 시차가 거의 없어서인지 새벽에 경기를 봐야 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경기 중계를 바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매번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이 열리면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그것에 쏠릴 수밖에 없고 시차가 많이 차이나는 나라에서 경기가 열릴 때는 여름밤에 잠자는 것도 미루고 경기를 보고, 다음날 출근해 일상이 힘들었던 경험도 있다. 이러한 경기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하고 선수들이 무사히 역량을 발휘하기를 빌었다. 그러한 간절한 염원은 좋은 성적과 메달에 대한 기대감도 중요하지만 4년 동안 노력한 역량을 맘껏 쏟아내는 것에 대한 찬사이며 응원이었다.

우리 선수들이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더운 여름이지만 지금까지 노력하고 준비된 실력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올림픽 중계방송을 본 모든 사람들은 직접 경기를 하고 있는 대표선수처럼 몰입하고 열심히 응원했을 것이다. 많은 종목들의 경기가 열렸지만 필자는 초반부에 열렸던 경기에 집중했던 것 같다. 특히 양궁이 관심을 끌었다. 양궁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기득권이나 인센티브 없이 똑같이 선수간의 경쟁을 통해 국가대표를 결정한다고 한다. 그래서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시기에 가장 좋은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정되고 올림픽이나 국제대회에 참가한다고 한다. 그래서 양궁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이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말들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양궁선수들 외 좋은 경기 내용과 결과로 인해 2021년 8월은 행복했고 반가웠다. 앞으로 이런 장면들이 가뭄에 단비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더 많은 종목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또다시 찾아올 ‘한여름 밤의 꿈’을 기대한다. <이성용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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