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덕의 건강&생활] 눈꺼풀에 기름기가 많다고?

[김연덕의 건강&생활] 눈꺼풀에 기름기가 많다고?
  • 입력 : 2021. 12.22(수)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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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관련 프로그램과 채널이 많아지면서, 환자들의 정보 취득 경로도 다양해졌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어떤 증상을 관찰하거나 분석하고 그 원인이나 치료법을 추정해 적용하는 분들도 많아졌다. 추측이나 추정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모든 과학적 방법론의 제일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정확한 이론을 배우고 다양한 사례를 연구해온 전문의의 견해가 보태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눈꺼풀에 기름기가 많아서 짜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자가 진단과 관련해 최근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의학 프로그램에서 가을 겨울 더 심해지는 안구건조증을 다루며, "눈꺼풀에 있는 기름샘을 깨끗이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보냈던 것 같다.

'기름샘'이란, 눈꺼풀을 뒤집었을 때 눈과 맞닿는 면에 위치한 '마이봄샘'을 말한다. 노화로 마이봄샘의 배출기능이 떨어지면, 기름이 지저분하게 안에 쌓이거나 염증 반응이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마이봄샘기능이상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마이봄샘 퇴화는 노화가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지만, 콘택트렌즈의 착용, 눈꺼풀이나 눈 수술, 속눈썹의 데모덱스균 감염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눈꺼풀 염증을 진단할 때는 세극등을 켜서 속눈썹과 눈꺼풀 테두리를 관찰하고, 겸자(의료용 집게)로 눌러 짜 기름의 상태를 살펴본다. 최근엔 적외선을 이용해 구조적인 결함을 사진으로 찍거나, 눈물 위의 지질층을 측정하는 기계를 이용하기도 한다.

감염과 같이 명확한 경우에는 원인 질환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한 이유가 없고, 노화로 인해 생겼다면, 위생 상태를 개선하는 쪽으로 치료한다. 따뜻한 물수건이나 온찜질기로 40℃에서 10분 동안 온찜질을 하면 기름이 원활하게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온찜질 뒤 눈꺼풀을 부드럽게 마사지해주거나, 눈꺼풀 세정제를 이용해 눈꺼풀 테두리를 닦아 주는 것도 좋다.

독시사이클린과 같은 경구용 항생제를 먹어 치료할 수도 있지만, 속이 불편해 장기 복용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안과에서 겸자로 짜주거나, 노폐물을 직접 짤 수 있는 기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피부 미용에 이용했던 IPL 레이저 장비로 개선시키는 치료법도 최근 많이 이용된다.

평소 건조증이 심하거나 이유 없이 다래끼가 자주 생겼다면, 눈꺼풀 테두리를 거울에 비춰보며 관찰해 보자. 눈꺼풀 테두리에 하얗거나 노란색으로 올록볼록하게 올라온 것이 보인다면, 마이봄샘이 막혔을 가능성이 크다. 증상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들고, 공개된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원인을 추정했다면, 주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를 활용하자. 그것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다음 단계다.

한국은 아무 병원에나 들어가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련을 받은 전문의가 포진돼 있는 나라다. 고급 의료 서비스를 접근 가능한 가격에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의 자랑일 것이다.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다. <김연덕 제주성모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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