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의 월요논단] 어린이교육시설의 패러다임 전환을 기대하며

[김태일의 월요논단] 어린이교육시설의 패러다임 전환을 기대하며
  • 입력 : 2022. 01.24(월)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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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생문화원자리에 교육청의 제주어린이 도서관이 준공됐고 2년 후에는 옛 회천분교 자리에 유아체험교육원(가칭)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제까지의 교육시설 계획과 공급과 달리 교육과 건축이 접목된 어린이를 위한 교육시설의 새로운 구상과 시도라는 측면에서 평가할 부분이다.

사실 뒤돌아보면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주변 환경 특히 교육환경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 아닌지 한번쯤 되새겨 볼 부분이 많다. 불행하게도 우리들의 생활수준에 비해 교육환경은 그에 미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이제 교육시설계획에 있어서 사용자를 소비자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공간소비는 다양화, 세분화, 복잡화돼 공간계획의 방법과 주체의 참여가 더욱 중요한 시대로 변해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교육방식이 다양하게 변화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시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였다. 특히 어린이교육시설이 그렇다.

제주어린이 도서관은 제주도서관 직원들의 현장경험에서부터 아동들의 설문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반영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제시된 설계의 기본개념이 삼각형의 프리즘이라는 기하학적 형태 속에 빛이 투과되면서 내부 공간에 분산되는 무지개의 색들은 지하부터 4층 공간으로 확산되며 각 층은 이용아동의 연령에 맞춰서 고유의 색상으로 구성돼지고 외부에서는 궁극적으로 빛으로 하나가 되는 개념적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형태적으로는 다소 수줍게 얼굴을 내민 원뿔은 별빛 등대로 이름붙인 열람공간으로 공모를 통해 ‘별이 내리는 숲’으로 이름 붙여졌다. 무지개 색과 빛, 그리고 별빛, 아름답고 의미있는 단어들이다.

또 다른 어린이교육시설인 유아체험교육원도 설계과정을 끝내고 올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 갈 예정이다. 제주어린이 도서관과 달리 유아체험교육원들에 대해서는 육지부의 유사시설에 비해 과도한 사용예산, 놀이구성의 부족함, 접근의 불편함의 비판 목소리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비교대상의 육지부 유아시설과는 조성배경이나 조성공간의 규모, 놀이프로그램의 구성 등에 있어서 단순비교, 평가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못하다. 특히 유아체험교육원이 지향하는 가치는 시설중심이 아니라 놀이를 통한 유아들의 정신적 육체적 발달을 이끌어 내려는 실험적 시설공급, 교육적 시도라는 측면에서 평가할 부분이다. 그 이유는 건축시설물의 크기와 놀이기구의 갯수 비교만으로 유아교육의 질을 높일 수 없고 예산의 효율성을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라건대 교육청의 교육공간혁신 총괄로 지내며 일정부분 어린이시설계획에 관계했던 필자로서 제주어린이도서관과 유아체험교육원에 조성된 다양한 놀이환경 속에서 받았던 영감과 체험들이 자신의 생활과 또 가족과 친구 등 타인과의 삶에 있어서 큰 밑거름이 돼 우리 어린이들의 몸과 마음을 따스하고 포근하게 만드는 휴식의 공간으로 자리 매김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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