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투표하라고"… 참정권 행사도 버거운 제주 장애인

"어떻게 투표하라고"… 참정권 행사도 버거운 제주 장애인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 모니터링 결과
대선 투표소 10곳 중 6곳 접근성 '부적합'
  • 입력 : 2022. 03.01(화) 11:5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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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면 투표소 모습. 경사로에 단차가 있어 휠체어 접근이 어렵다. 사진=(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공

제주도내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소 10곳 중 6곳은 장애인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대표 김성완)은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 동안 도내 143개소의 투표소를 대상으로 장애인 접근성 모니터링 진행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장애인이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투표환경을 만들고,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인 참정권을 보장받을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장애인 당사자 13명으로 구성된 모니터링 단원들이 직접 투표 장소를 방문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출입구 접근로, 높이 차이 제거(경사로), 출입구 3개 분야 6개 항목을 확인했으며, 이 중 하나라도 부적절하게 설치돼 있다면 장애인이 투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 '부적합'한 것으로 분류했다.

조사 대상은 전체 투표소 273개 중 최근 5년간 조사하지 않았던 장소와 신규, 변경된 투표소 143개를 선정했으며, 섬 지역과 공사 중이라 확인할 수 없는 투표소는 제외했다.

조사 결과 3가지 분야를 모두 만족하는 투표소는 57개소(40%)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86개소(60%)는 장애인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합 사유(중복)를 보면 주출입구 접근로가 53개소, 높이차이 제거 41개소, 출입구(문) 31개소 등이었다. 

주출입구 접근로의 경우 ▷보도와 차도 미구분 ▷배수로 존재 ▷보행로 끝에 턱 존재 등이 발견됐다. 높이차이 제거의 경우 ▷경사로 미존재 ▷기울기와 유효폭 미흡 ▷안전손잡이 미설치 등이었다.

마지막 출입구의 경우에는 내부에 단차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 밖에도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의 경우 73개소가 부적절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럭 설치는 무려 82%에 해당하는 117개소가 부적절하게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완 대표는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은 심각한 수준이며, 투표소에 대한 정보제공도 접근성만큼이나 문제가 있다"며 "모니터링 결과를 제주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전달했으며, 향후 선거 과정에서도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 유권자를 위한 투표 편의 제공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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