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빈 병 모아 기부… 제주 노부부의 따뜻한 나눔

8년째 빈 병 모아 기부… 제주 노부부의 따뜻한 나눔
김정선·배연임 부부 공병 판매금과
3년 모은 저금통·재난지원금 '기부'
  • 입력 : 2022. 03.01(화) 13:02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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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기부에 나선 김정선씨.

8년째 공병을 모아 판매한 금액으로 나눔을 실천한 노부부의 선행이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거주하는 김정선(83)·배연임(79) 부부는 지난달 28일 자택에서 이웃사랑 성금 123만6070원을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강지언)에 기탁했다.

이들 부부는 공병을 팔아 마련한 돈과 부부의 재난지원금 50만원, 그리고 노환으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아내 배연임씨가 3년간 모은 저금통을 추가로 기부하며 의미를 더했다.

전라남도 해남이 고향인 부부는 1982년 제주에 입도한 이후 공사장 일과 농사일로 생계를 이어왔다.

2015년 첫 기부 당시에는 무작정 마트를 찾아가 아껴놓았던 8만원을 기부했다. 당시 기초연금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던 부부에게는 큰 돈이었지만 이듬해에는 기부금을 10만원으로 늘렸다. 이후 부인 배연임씨의 제안으로 공병을 모아 기부금을 마련하기 시작했고, 점점 더 많은 돈을 기부하게 됐다.

8년간 김씨 부부가 진행한 기부활동.

최근 부부는 점차 공병을 구하기 어려워져 12시가 넘은 늦은 밤에 공병을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임에도 포기하지 않고 공병 나눔활동을 이어왔다. 다리 수술을 4차례나 겪으면서도 기부활동에 솔선수범하던 아내 배연임씨가 지난해부터 요양병원에 입원한 이후, 현재는 남편 김정선씨가 홀로 공병 수집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김정선씨는 "아내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공병을 구하는 것이 힘들때도 많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이겨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나눔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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