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훼손 논란' 제주 공공 공사 속속 재개

'환경훼손 논란' 제주 공공 공사 속속 재개
국토부, 남부 레이더 공사 이달 21일 다시 시작
비자림로 지난 14일 설계 변경 관리 용역 착수
  • 입력 : 2022. 03.18(금) 00: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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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훼손 논란으로 공사가 중단된 국토부 남부 항공로 레이더 구축사업 현장.

환경 훼손 논란에 휩싸여 길게는 2년, 짧게는 5개월 이상 중단된 공공 공사들이 속속 재개된다.

국토교통부는 중단된 '제주남부지역 항공로 레이더 구축사업'(이하 남부 항공로 레이더) 공사를 오는 21일 재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업은 노후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레이더를 최신 기술을 적용한 남부 항공로 레이더로 교체하는 것으로, 한라산 1100고지 인근 삼형제큰오름 정상 1499㎡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추진되다 환경 훼손·건축 허가 위법 논란으로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가량 중단됐다.

건설 예정지인 삼형제큰오름은 한라산국립공원에 속한 절대보전지역이자, 역사문화환경보전지역이어서 제주특별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개발 행위가 금지되지만 제주도는 예외 규정에 해당한다고 보고 그해 4월 국토부의 레이더 건축 행위를 승인했다.

제주특별법은 개발이 금지된 절대보전지역이라도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에 적시된 행위에 대해선 제주지사의 허가를 받아 할 수 있게 예외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 조례에도 절대보전지역 오름에선 레이더를 설치할 수 없다는 금지 규정이 있어 위법 논란이 일었다. 또 레이더를 건설하려면 오름 정상을 5m 깊이로 파내야 해 환경 훼손 논란도 불거졌다.

제주도는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잇따르자 국토부에 공사 중지와 부지 변경을 요청했다. 국토부는 공사를 잠정 중단했지만 부지 변경 요구에 대해선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후 제주도는 법률 자문 끝에 이미 내린 건축 허가에 대해서도 취소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달 말 공사 재개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부지 변경을 요청하는 등 뒤늦게 건축 행위 허가를 잘못 내줬다고 사실상 시인한 제주도로선 국토부의 공사 강행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환경훼손 논란으로 2년간 중단됐던 비자림로 확장 공사도 조만간 재개된다.

최근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제주도가 제출한 비자림로 확장공사 환경저감계획을 승인·이행하라고 요구함에 따라 제주도는 이런 계획을 반영한 설계 변경 등을 검토하기 위해 그동안 중지된 '비자림로 확·포장공사 건설사업관리 용역'을 지난 14일 다시 착수했다. 제주도가 제시한 환경저감계획은 애기뿔소똥구리 등 법정 보호종을 공사장 외 대체 서식지 이주, 생태도로 설치, 도로 폭 축소 등이다.

도 관계자는 "설계 변경 안이 나와야 명확한 공사 재개 시점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빠르면 6월쯤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제주도가 242억원을 들여 제주시 구좌읍 대천교차로~금백조로 입구 2.94㎞ 구간을 확장?포장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8년 공사가 시작됐지만 환경영향평가 부실, 환경 훼손 논란으로 공사가 중단됐으며 제주도는 그동안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2년 가까이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협의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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