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학교 현장에선 인성교육에 대한 고민이 많다. 학부모들도 자녀의 인성교육에 대해 학교가 큰 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한다. 사회변화에 따라 창의적인 인재 양성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반면 학생을 훈육의 대상으로 삼아 행하는 일방적 인성교육은 학습자의 개성과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 점점 효과를 잃고 있다. 창의성 교육도 교사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긴 하나, 비중이나 효과가 빈약한 게 현실이다. 교사가 알아서 하라고 개인적인 역량과 소신에만 맡겨선 안 된다. 인성과 창의성 프로그램을 학년 또는 학급 단위로 자율활동, 동아리 시간을 활용해 운영하는 등, 다양한 독서활동과 학급시집이나 학급문집을 반 친구들 공동으로 프로젝트 학습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동시와 동화 같은 문학작품은 어린이에게 다양한 경험과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동시를 읽다 보면 '나 아닌' 다른 시각과 관점을 저절로 체득하게 된다. 자기 시각에만 얽매이지 않고 이름 없는 풀도 껌딱지도 돼보며, 현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게 된다. 친구와 오해하고 다투는 경우가 있는데, 이 모든 현상은 시의 주요 글감이 된다. 시를 쓰며 스스로 어떻게 풀어야 할지 돌아보게 된다. 이처럼 문학을 통해 다양한 인물의 경험과 생각을 겪어보며 '다양한 관점'과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자연스레 터득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인간 본성'에 가닿는 문학 교육은 어린이들이 스스로 하는 말과 행동을 돌아보게 한다. 학교폭력, 부모와 대화 부족, 친구 간 사소한 갈등과 같은 문제에 대해 자기감정에 치우친 판단보다 문제의 본질을 진심으로 바라보고 반성을 통해 해결방법을 스스로 탐색해 보게 한다. 이는 문학 교육이 담고 있는 풍부한 정서.공감 교육을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정서.공감 능력이 부족한 채, 학습 능력만 뛰어난 학생은 자칫 '자기 합리화'와 그럴싸한 '자기 논리'에 빠져드는 우를 범할지도 모른다.
필자는 작년에 '학급시집 출간 프로젝트'라는 학년 단위 동아리 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한 바 있다. 어린이들이 다양한 동시집을 읽고 자기 생각과 느낌을 자연스럽게 꺼내며, 자기감정과 감성에 솔직해지고 이를 시로 다양하게 표현해보는 활동을 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다른 관점'을 터득하고 주변을 어떻게 바라볼지를 고민하고, 주변과 정서적으로 교류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시를 쓰다 보면 창의.비유적 표현을 많이 쓰게 된다. 시어 하나하나 깊이 고민하게 되는데 즉각적 사고보다는 생각이 풍부하게 농축된 표현을 쓰게 된다. 아이들이 생각나는 대로, 기분 대로 말하는 경향이 있는 요즘, 문학은 기발하고 창의적이며 깊이 있는 생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됨은 물론이다. 문학을 통해 아이들이 즐거움도 찾고 외롭지 않게 '따뜻한' 공감 능력을 키우며 바르게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김용성 시인, 번역가,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