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등 언론 3사 정책 어젠다] (3)제주형 보건·복지

[한라일보 등 언론 3사 정책 어젠다] (3)제주형 보건·복지
'섬' 제주 특성 반영 지역 맞춤형 삶의 질 제고 시책 시급
  • 입력 : 2022. 05.11(수)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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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 공약 속 병원별 기능 분화 필요
사회보장 촘촘한 전달 체계 실질적 구현 과제
청년들 고용 외에 여가, 문화 지원책도 마련돼야


'2021 제주의 사회지표'는 '제주 섬' 사회복지의 오늘을 말해준다. 의료·보건 분야가 교육, 수질, 대기, 문화·체육, 교통에 비해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제주살이 의향이 2017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 생활에 적응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의료와 복지환경'을 꼽은 응답자도 2017년 5.7%에서 7.4%로 늘었다. 이런 중에 제주도 사회복지예산은 2021년 기준 22.93%로 전국 평균 35.5%보다 낮았다. 제주도 보건의료예산 비중도 1.37%로 전국 평균(1.75%)을 밑돌았다. 6·1지방선거에서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각종 공약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선언적 의미를 넘어 '체감 복지'를 실현해야 할 때다.

▶보건·의료=제주특별법에는 일찍이 '의료서비스의 증진' 조항으로 제주에서 별도로 '보건의료 발전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2022년까지 연장된 5개년 '보건의료 발전계획'이 내년부터는 4년 단위 계획으로 세워지면서 정책의 구체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2016년 시작된 현행 3기 계획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상황이 고려되지 않았다.

제주는 2030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2.5%로 초고령사회가 예상되는 등 고령화에 따른 보건의료서비스의 영역 확대가 요구된다. 신종 감염병 재출현에 대비한 의료 체계 구축, 의료 인프라의 지역 간 격차 해소, 응급 의료 분야 역량 제고도 필요하다. 제주는 특히 보건복지부가 정한 권역, 인구 조건 등에 따라 상급종합병원 진입이 불가능했다.

지난 대선과 이번 지방선거에서 상급종합병원 유치 약속이 이어지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중증질환에 대한 전문적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상급종합병원을 지역에 설치하는 일과 함께 도내 병원별 기능 분화 등 의료 전달 체계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의료 자원 공유가 어렵고 국내외 관광객 증가로 감염병 유입 위험이 높은 지역 현실에 맞춰 감염병 전문병원도 설립돼야 한다.

▶제주형 복지=개정된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사회보장대상이 저소득 빈곤가구만이 아니라 영유아, 아동과 청소년, 노인, 1인 가구, 한부모, 다문화 가정 등 전 국민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회보장예산이 지속적으로 확대됐으나 분절적 전달 체계로 인해 서비스와 대상자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 점도 한계다.

이에 대응해 제주도는 민·관의 복지 정보를 공유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복지 하나로' 시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3개 동지역에서 첫발을 뗐고 올해는 6개 읍·면까지 사업 대상을 늘렸다. 중복 서비스를 받거나 대상에서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전달 체계를 촘촘히 짜겠다는 의도를 충실히 구현하는 일이 과제다.

제주 청년의 활동 기반을 탄탄히 하고 청년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의 내실화도 시급하다. 지난 한 해 청년 지원을 위해 총 88개 과제에 약 6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고 하나 청년 만족도가 그에 비례하진 않았다. 일자리는 물론 여가·문화생활의 질이 낮아 청년들이 제주를 떠나고 싶어 한다는 제주도의 조사 결과를 볼 때 고용과 함께 여가, 문화 등 삶의 질 전반에 대한 지원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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