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발 끊긴 물찻오름 오르니 '탄성' 가득

13년째 발 끊긴 물찻오름 오르니 '탄성' 가득
사려니숲 행사 기간에만 한시 개방
입구에는 연일 탐방객들로 '장사진'
  • 입력 : 2022. 06.10(금) 18:10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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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물찻오름에 오른 탐방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박세인기자

"제주의 360여개 오름 중 분화구에 산정호수를 갖춘 곳은 10여 개에 불과합니다. 그 중에서도 사려니숲 속 물찻오름은 1년 365일 물이 마르지 않고 차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에요."

물찻오름에 도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년 중에 단 나흘, 제14회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행사가 열리는 기간(9일~12일)에만 한시적으로 개방되는 곳이다.

10일 물찻오름 입구에 탐방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사려니 행사 기간 오전 10시부터 낮 12시30분까지 30분 단위(총 6회·20명 제한)로 물찻오름을 탐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백석 해설사가 탐방객들에게 물찻오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은범기자

참가자들이 모여들자 고백석(65) 자연환경해설사의 설명이 시작됐다. 물찻오름의 가치·역사와 함께 사려니숲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산수국의 위화(僞花), 상산나무의 쓰임새 등의 이야기를 순식간에 설명했다.

고 해설사는 "물찻오름은 13년 이상 자연휴식년제가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곳곳에는 생태계 회복을 위한 식생매트가 설치된 상황"이라며 "제주에 수백개의 오름이 있지만 분화구에 물이 고인 오름은 별로 없다. 물찻오름은 특히 산정호수의 크기가 커서 사람들이 붕어를 풀어놔 낚시를 즐기기도 했다. 그 붕어들이 번식해 아직도 서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정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에 도착하니 참가자들은 탄성과 함께 흔치 않은 기회를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냈다. 하지만 거리가 먼데다 나뭇가지가 우거져 온전한 호수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10일 드론으로 촬영한 물찻오름 산정호수. 박세인기자

정상에서도 짙은 안개로 인해 한라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오름 군락을 볼 수 없었다. 다만 정상에 놓여진 풍경 사진을 보니 어머니 같은 한라산이 믿음직스럽게 우뚝 서있는 상태에서 밧돌오름과 논고오름 등이 젖가슴처럼 봉긋 솟아올라 부드러운 곡선미를 자랑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제주로 1년 살이에 나선 마민숙(43)씨는 "물찻오름의 산정호수와 정상에서의 경치를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흔치 않은 기회를 잡아 물찻오름을 오르게 돼 기쁘다. 하루라도 빨리 물찻오름의 식생이 회복돼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오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0일 물찻오름 안개가 서서히 걷히면서 나타나는 영롱한 산정호수.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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