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좋은 '제주연극제'… 웃고 울며 관객과 호흡

출발 좋은 '제주연극제'… 웃고 울며 관객과 호흡
대한민국연극제 제주예선 겸한 제주연극제 첫 공연
객석 가득 관객 '활기'... "웃게 해준 연극 오랜만이다"
29일 예술공간 오이 창작극, 31일엔 극단 가람 무대
  • 입력 : 2023. 03.26(일) 13:23  수정 : 2023. 03. 27(월) 17:08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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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제주에서 열리는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본선에 진출할 제주대표 극단을 뽑는 제주예선대회를 겸한 제28회 제주연극제가 지난 24일 막을 올렸다. 사진은 연극제 첫 무대를 연 극단 세이레의 '만리향' 공연 장면. 극단 세이레 제공

[한라일보] 출발이 좋다. 객석은 가득 찼고, 관객들의 호응도도 높았다. 때론 울고, 웃으며 연기자들과 호흡하던 관객들은 마지막엔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지난 24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 무대에 오른 극단 세이레의 '만리향'(김원 작, 강상훈 연출) 공연 이야기다.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예선을 겸한 제28회 제주연극제의 시작을 알린 무대기도 했다.

올해 제주연극제엔 극단 세이레를 비롯 예술공간 오이, 극단 가람(공연 순) 등 지역 3개 극단이 참여하고 있다. 경연 결과 최우수상을 수상한 극단은 오는 6~7월 제주에서 열리는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본선에 제주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이날 '만리향' 공연엔 비날씨에도 도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공연장의 객석(총 400여석)이 거의 채워졌다. 그만큼 공연장의 열기도 달아올랐다.

제주연극협회 정민자 지회장은 "날씨가 궂어 은근히 걱정했는데 예약관객들의 '노쇼'도 많지 않았고, 그 이상으로 와줬다"며 관객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올해 신입 단원들이 다수 무대에 오르며 격려차 찾아온 관객들도 있을 것이라 덧붙이면서도 앞으로도 이렇게 많은 이들이 찾아와주길, 무료가 아니어도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우선 이날 제주연극제를 향한 도민들의 관심과 열기가 두 달여 뒤 '대한민국 연극제 제주'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제주에선 처음 공연되는 '만리향'은 실종된 지 5년이 넘은 막내를 보았다는 어머니의 말에 온 가족이 하던 일을 멈추고 막내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다급한 마음에 사람 찾는데 귀신이라는 무당에게 굿을 부탁해 막내를 찾아보자며 가족을 설득하는 어머니. 하지만 용하다는 무당은 이미 세상을 떠난지 오래고, 어머니께 차마 그 말을 할 수 없던 자식들은 새로운 무당을 찾는다. 곳곳 웃음 코드를 버무려 무겁지 않게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연극이다.

갈등을 겪고 상처받은 가족들이 이제서야 내보이는 진심과 아픔, 그리고 서로에게 건네는 위로는 가슴 먹먹하게 하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동안 왜 말하지 않았느냐, 말도 안하고 알아주길 바랐느냐고 묻는 말들은 결국 "그것이 가족"임을 상기시켜준다.

아픔을 담백하게 또는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로 드러낸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때론 잔잔한 눈물을, 은은한 웃음을 선사했다.

오는 6월 제주에서 열리는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본선에 진출할 제주대표 극단을 뽑는 제주예선대회를 겸한 제28회 제주연극제가 지난 24일 막을 올렸다. 사진은 연극제 첫 무대를 연 극단 세이레의 '만리향' 공연 장면. 극단 세이레 제공

오는 6월 제주에서 열리는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본선에 진출할 제주대표 극단을 뽑는 제주예선대회를 겸한 제28회 제주연극제가 지난 24일 막을 올렸다. 사진은 연극제 첫 무대를 연 극단 세이레의 '만리향' 공연 장면. 극단 세이레 제공



이혜정(51)씨는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었다"고 했다. "예전 공연에 비해 관객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는 반응도,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이렇게 웃은 연극은 오랜만"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내는 관객도 있었다.

한편 새봄 무대를 빛내는 제주 연극인들의 열정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제주연극제의 시간은 이달 31일까지 이어진다. 오는 29일엔 예술공간 오이가 초연으로 선보이는 창작극 '산은 밤이면 범고래가 된다'(홍서해 작·연출)가, 31일엔 극단 가람의 '울어라! 바다야'(이상용 작·연출)가 관객과 만난다. 두 공연 모두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오후 7시30분부터 시작된다. 관람료는 무료다.[관련기사]대한민국 연극제 제주대표 가릴 '3색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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