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세 번째 도민 경청회 큰 소란 없이 마무리

제2공항 세 번째 도민 경청회 큰 소란 없이 마무리
제주도 25일 제주시 한림수협서 3차 도민 경청회
'파행 논란' 빚은 1·2차 대비 갈등 표출 없이 마쳐
  • 입력 : 2023. 04.25(화) 17:12  수정 : 2023. 04. 26(수) 16:03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25일 제주시 한림수협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에서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대한 3차 도민 경청회가 열렸다. 당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이날에는 찬반 측의 충돌 없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제주시 서부권 도민들의 의견을 듣는 세 번째 도민 경청회가 우려했던 갈등, 충돌 없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일반 플로어의 의견 제기를 엄격하게 제한하면서 예정됐던 행사 시각 대비 30분여 일찍 종료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5일 제주시 한림수협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에서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대한 3차 도민 경청회를 개최했다.

3차 경청회는 제주 서부지역 주민들의 의견 청취를 위한 자리다. 앞서 지난 1·2차 경청회에서는 각각 서귀포시 성산읍, 서귀포시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경청회는 지난 두차례 경청회와 달리 진행 방식이 변경됐다. 사전에 제주도에 의견 제출서를 제출해야만 플로어 발언이 가능했다. 특히 서부 지역 주민들에게 의견을 먼저 제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행사장은 공식 행사 시작 전부터 내부가 가득찼다. 서부권 주민들과 찬반 양측 뿐 아니라 국가인권회가 모니터링을 위해 참석했으며,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경찰 인력과 서부보건소에서도 인원이 투입됐다.

이같은 조치는 '파행' 논란을 빚었던 지난 1, 2차 경청회 탓이다. 앞서 지난 두 차례경청회에선 발표자가 의견을 밝힐 때 양측 간 고성·야유가 쏟아지거나 공격성 발언으로 몸싸움이 벌어질 뻔 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이때문에 '경청', '의견 수렴'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찬반 입장 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날 행사는 용역진의 기본계획안 발표, 찬·반측 대표 의견 제시, 플로어 의견 수렴 순으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찬성 측 발표자로 나선 우창범 제2공항성산읍추진위 부위원장은 "(2공항 건설을 통해) 교통 인프라가 확충되면, 한림읍에서 제2공항(서귀포시 성산읍)까지 1시간 대에 진입이 가능해서 공항 이용이 편리해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2공항 반대 측이 주장하는 주민투표 시행과 관련해선 "공항은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 기피시설이 아닌 국가시설은 주민투표 시설이 될 수 없다. 주민투표는 도민사회에 큰 혼란만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25일 열린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대한 3차 도민 경청회에서 반대 측 발표자인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반대 측 발표자로 나선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국토부는 사업비가 6조 원인 거대한 사업에 예산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고 있다. 제주도민을 농락하고 있다"고 우선 지적했다.

특히 홍 대표는 숨골과 지하수 고갈 문제를 중점적으로 지적했다. 홍 대표는 "지하수와 숨골은 환경적인 문제일 뿐 아니라 제주도 전역의 문제이자 안전의 문제"라며 "지질도만 보더라도 국토부가 입지 선정부터 실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지는 발표에서 찬성 측은 '2공항 개발이 중단될 경우 제주 관광 경쟁력이 하락할 것', 반대 측은 '2공항이 군사 공항, 항공 기지로 추진될 것'이라는 주장을 꺼내들었다.

이후 플로어 의견 제기 순서는 3분으로 엄격히 제한됐다. 또 사전에 접수한 3명만이 마이크를 잡고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우려했던 의견 충돌이 이어지거나 야유, 고성이 오가는 상황은 목격되지 않았다. 3분이 지나자 주최 측인 제주도는 마이크 전원을 즉각 차단했다.

이에 경청회는 예정됐던 오후 5시 이전인 오후 4시 20분쯤 마무리됐다.

다만 의견 제기를 사전에 접수 받음에 따라 의견을 수렴받아야 할 주체인 제주시 서부권 주민들의 발언 기회가 제한됐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공식 행사가 종료된 4시 25분쯤 제주시 한경면의 판포리의 한 주민은 "서부 지역 주민들의 발언권이 부족했다. 아직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이게 무슨 공청회냐"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제주도는 이날 3차 도민경청회에 이어 5월 13일에는 제주시 동지역에서 한 차례 더 도민경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도민의견 수렴기간도 기존 5월 8일까지에서 5월 31일로 연장했다.

25일 제주시 한림수협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대한 3차 도민 경청회. 이상국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5 개)
이         름 이   메   일
176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