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7단계 제도개선 과제를 담은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결됐다. 개정안은 앞으로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의결만 남겨두면서 빠르면 이달 중 국회 통과가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법사위 소위는 당초 개정안에 담긴 ▶ 행정시장의 사무 위탁 근거 마련 ▶ 카지노업 양도양수 사전인가제 조항은 삭제하고 법안을 의결, 카지노 양도·양수 시 관리 감독 방안을 마련하려던 제주도의 계획은 결국 불발됐다.
▶ 건전한 카지노 사업 도모 위해 제도개선 추진
당초 국회에 발의된 7단계 제도개선 과제는 제주도에서 발굴·건의, 관계부처 협의와 조정을 거쳐 확정된 안이다. 이후 법제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까지 거쳐 2021년 11월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됐다.
카지노 관련 조항은 건전한 카지노 사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다. 관광진흥법에 없는 사전인가 제도를 제주도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의 양도·양수 시 적용해 사업 승계 이전에 양수인의 재정상태, 고용 안정 보장 등 사업계획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전국 16개 외국인 카지노 중 8개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운영 중인데, 양도·양수시 법적 분쟁 등이 발생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제주특별법은 관광진흥법 적용에 대한 특례를 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권한으로 돼 있는 외국인전용 카지노업의 허가 권한 및 이에 수반하는 각종 권한 등을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이양하고 있으나, 관광진흥법 상에 카지노업 사전인가 제도가 없어서 제주도 역시 인수자에 대한 사전인가 규제를 두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제주만 예외 적용은 안된다는 문제제기에 발목... 관광진흥법 개정 필요성은 인정
법사위 심의 과정 내내 카지노 관련 조항에 대해 타 지역과의 형평성과 평등의 원칙에 초점을 맞춘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져온 탓에 결국 법안은 해당 조항이 삭제된 채 수정 의결됐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비례대표)은 앞서 지난달 24일 열린 법안소위 회의에서 "아무리 제주특별자치도의 자치성을 인정한다하더라도 국내 일부에서만 특정한 거래에 사전 승인을 하는 예외 조항을 두는 것이 과연 적절한 지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울진군)도 "영업의 양수와 합병에 대한 자유를 침해하는 법률이며 제주특별자치도가 권한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평등의 원칙을 깨는 위헌성의 소지가 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관광진흥법상 카지노가 종신허가되면서 생긴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추후 관광진흥법을 개정하는 방향에는 의견이 모아졌다. 당초 카지노업이 사행행위법으로 다뤄질 때는 허가 기간이 3년으로 제한돼 부적격 업체에 대해서는 퇴출 기회가 있었지만 관광진흥법으로 이관되면서 카지노업에 대한 허가 기간이 종신 허가로 바뀌었다. 이에 부적격업체를 좀 더 면밀히 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법사위 의원들도 수긍한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법안소위 소속 의원들이 카지노 인가와 관련해 관광진흥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했고, 조속히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제주특별법 개정과 별개로 국회에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