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Ⅱ] (6) 제주시 조천읍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Ⅱ] (6) 제주시 조천읍
곶자왈 지대 클링커 지층에 집중… 지하수 함양 도움
  • 입력 : 2023. 07.17(월) 00:00
  • 고대로·이태윤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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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14개·웃밤오름 주변 18개 분포
수분함유 암괴들 일년내내 보온·보습 유지 식물성장 도움
동백동산엔 숨골과 판형 용암위에 습지가 형성돼 '이채'




[한라일보] 제주시 조천읍 지역에는 제주도 절대·상대보전지역에 있는 숨골(지형) 303개 가운데 54개 숨골(지형)이 분포하고 있다.

숨골 지형은 곶자왈 지대인 선흘리 거문오름 주변(14개)과 웃밤오름 주변(18개)에 집중돼 있다.

제주자치도 절대·상대보전지역 도면에 표시된 조천읍 지역 숨골지형 모습(파란색). 선흘리 거문오름 주변(14개)과 웃밤오름 주변(18개)에 집중돼 있다.

교래리 곶자왈 지대 숨골

이중 거문오름은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등 용암동굴계를 형성한 모체로 알려져 있고 분화구에는 깊게 패인 화구가 있으며, 그안에 작은 봉우리들이 솟아 있다. 용암동굴계는 거문오름으로부터 분출된 현무암질 용암류가 지표를 따라 해안까지 흘러가는 동안 형성된 용암동굴의 무리를 일컫는다. 거문오름 북동쪽은 산사면이 터진 말급형 분석구 형태를 띠고 있으며 다양한 화산 지형이 잘 발달해 있다.

선흘 곶자왈 용암류를 구성하는 암석은 주로 암회색을 띠는 다공질인 장석·휘석·감람석·현무암(FAOB)이다. 이들 암석이 지하에 있을 경우 클링커층은 좋은 대수층이 되고 있다.

클링커층은 제주도에 존재하는 연약층중 하나로 화산 활동 시 용암이 분출해 엉기어 굳어지는 과정에서 생긴 클링커가 암반층 하부에 퇴적된 지층을 의미한다.

클링커는 용암이 흐르면서 표면이 굳고, 굳는 표면이 깨져 만들어진 크고 작은 알갱이를 의미하는데 불규칙한 형태의 응암편인 클링커가 용암이 계속 전진하면서 상부 표면과 전면부 뿐만 아니라 하부에도 집적하게 되고 클링커층을 형성하게 된다.

이런 클링커층은 다량의 공극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지층내 존재할시 지반의 전체적인 안전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지만 지하수 함양에는 큰 도움을 준다.

와흘리 초지지대 숨골

와흘리 목장지대 숨골

송시태 박사의 '제주도 곶자왈의 분포 및 지질학적인 특성'에 따르면 제주도 화산활동시 유출된 용암류중 점성이 강한 용암류는 자파되어 곶자왈 용암을 형성하는데, 이들 곶자왈 용암에 쌓여 있는 곶자왈지대에는 크기가 1m 이상 되는 블록형 암괴들이 얼기설기 얽혀 있기 때문에 암괴와 암괴 사이에 매우 커다란 공극이 형성된다. 이러한 공극은 비가 내렸을때 빗물이 지하로 무한정 유입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곶자왈 지대는 제주도 지하수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곶자왈 지대에 하천이 잘 발달하지 않은 것도 지표수를 모두 흡수하는 곶자왈의 이런 특성 때문이다. 또 곶자왈 지역 암괴들이 만들어 놓은 공극은 물이 스며들어 수분을 함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식물들이 일년내내 자랄 수 있도록 보온·보습 효과를 만들어 준다.

지난 5월초 찾은 교래리 곶자왈 내 한 숨골지형에는 크고 작은 암석으로 이뤄진 용암 함몰지와 돌출지가 불연속적으로 산재해 있었다. 거대한 바위를 뚫고 뿌리를 내린 나무들과 물기를 머금고 있는 곳에는 양치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또 제주도의 오름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 인근에 있는 한 숨골지형은 용암류가 깨지면서 지형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불규칙한 암괴와 가시덤불, 관목과 교목이 섞여 다양한 식생을 이루고 있다.

와흘리에는 목장지대에 숨골이 자리잡고 있다.

선흘리 곶자왈 지대 숨골

동백동산 '먼물깍' 습지

선흘리에 있는 동백동산에도 숨골 지형이 있다. 동백동산은 동백나무 군락지로 지난 1981년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멸종위기종인 제주고사리삼이 자생하고 있다. 숨골 지형안에는 고사리 등 양치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화산 폭발후 용암이 쪼개지면서 형성된 곶자왈 지대에는 습지가 형성되기 힘들다. 하지만 이곳에는 습지가 있다. 용암이 식을때 보통은 부서지는데 용암이 부서지지 않고 판형으로 고스란히 남아 물이 빠져 내려가지 않게 된 것이다. '먼물깍' 습지가 대표적이다.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은 "제주에서 곶자왈을 만든 용암류는 아아용암과 파호이호이용암이다. 선흘 곶자왈은 파호이호이 용암류에서 형성됐다. 동백동산을 이루고 있는 선흘곶 용암은 상류에 위치하고 있는 북오름에서 유출이 됐다. 북오름 앞은 빌레지대이다. 평평한 현무암으로 된 빌레지대에 비가 오면 물이 고이는 습지가 형성된다. 동백동산에는 습지들이 많다. 비가 오면 물이 고여 습지가 되고 이내 말라버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고대로 정치부국장·이태윤 정치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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