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9일 제주 전역이 제6호 태풍 '카눈'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제주를 오가는 바닷길과 하늘길도 모두 끊겼다.

기상청은 9일 오전 11시를 기해 제주 육상 전역과 전 해상에 태풍특보를 발령했다. 태풍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귀포 남동쪽 270㎞ 해상에서 한반도를 향해 북진하고 있다.

카눈은 중심기압 965hPa(헥토파스칼),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37m(시속 133㎞)로 강도는 '강'이다. 강풍 반경이 350㎞에 달하기 때문에 이미 제주 전역이 태풍의 강풍 반경에 놓인 상태다.

태풍 영향으로 제주 곳곳에선 비바람이 몰아쳤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은 한라산 사제비 초속 24m, 새별오름 20m, 우도 19.6m, 고산 18.4m, 제주 18.2m, 윗세오름 18m, 성산 15.8m 등이다. 지점별 일 강수량은 한라산 남벽 109.0㎜, 윗세오름 100.5㎜ 등을 보였다. 기상청은 태풍이 제주에 보다 가까이 접근하는 9일 밤과 10일 새벽 사이엔 바람이 더 강해져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25~35m에 이를 것으로 예보했다. 또 10일까지 최대 40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피해도 잇따랐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모두 12건의 태풍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이날 오후 1시 52분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서 건물 간판이 파손돼 안전조치가 이뤄진 것을 비롯해 간판과 가림막, 지붕 등이 바람에 파손되거나 날아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막혔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제주공항을 오갈 예정이던 항공편 492편(출발 250편, 도착 242편) 가운데 139편(출발 57편, 도착 82편)이 결항됐다.

또 항공사들이 이날 오후 6시 이후로 예정된 항공편에 대해서도 미리 결항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제주 하늘길이 모두 막혔다. 이로 인해 관광객 등 1만여 명이 제주에 발이 묶이게 됐다. 제주공항은 넘쳐나는 대기 승객으로 인해 한 때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3층 출발장에는 대체 항공편을 구하려는 승객들이 쉴새 몰려들어 항공사 발권 창구 직원들이 진땀을 흘렸다.

10일에도 제주를 포함해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들면서 이날 예정된 제주기점 항공편 482편(출발 241편, 도착 241편) 중 상당수가 운항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에 따르면 이번 태풍이 강한 비와 바람을 동반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10일 오후 3시까지는 제주공항 출발 항공편이 모두 결항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항공사별로 특별기를 투입해 승객을 수송할 전망이다.

배편도 모두 끊긴 상태다. 이날 제주를 잇는 8개 항로에서 여객선 15척이 전부 결항했다. 바닷길은 10일에도 전면 통제되면서 제주 기점 여객선들은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11일부터 운항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기상청은 카눈이 태풍 관측을 시작한 1977년 이래 처음으로 한반도를 남쪽 끝부터 북쪽 끝까지 내륙에서 종단하는 태풍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상민·박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