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5)솔오름 주차장∼솔오름∼숲길∼천변∼한전길∼치유의숲길∼동백길∼임도∼서귀포학생문화원 야영수련장

[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5)솔오름 주차장∼솔오름∼숲길∼천변∼한전길∼치유의숲길∼동백길∼임도∼서귀포학생문화원 야영수련장
오름 넘어 삼나무숲 지나 하천가와 치유의숲 거닐다
  • 입력 : 2023. 08.18(금)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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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진행된 '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5차 행사는 서귀포시 동홍동의 솔오름을 오르면서 시작했다. 참가자들이 한라산둘레길 동백길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다. 양영태 작가

미악 정상서 지척의 한라산 실감
동홍천 영천 맞물린 동백길 지나
아주 작은 도둑놈의갈고리 꽃도

[한라일보] 장마철 비가 개인 숲속은 상쾌함과 더불어 축축함도 같이한다. 바람이 숨을 죽인 숲 안에서는 습기도 더불어 움직임이 없다. 지나는 사람들의 어깨와 손등에 머물다 미끄러져 멀어져 갈 따름이다. 그 자리는 다른 친구들이 자리한다. 그렇게 내 몸은 축축함이 쌓여 가지만 부지런히 걷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보며 깊은 숨을 내뱉는다. 순간 축축함은 사라지고 촉촉함이 다가온다. 누리장나무가 나팔을 길게 빼고 노래를 부른다. 비로소 나는 숲과 친구가 된다. 말이 없어도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숲을 걷는 투어는, 내일의 힘찬 시작을 응원하는 또 다른 친구이다.

지난 7월 29일 진행된 한라일보의 '2023년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5차 행사는 서귀포시 동홍동의 솔오름을 오르면서 시작했다. 오름 서쪽 사면을 따라 정상에 오른 뒤 다시 동쪽 정상을 거쳐 내리면 오름 둘레길을 만나고 길은 북쪽으로 돌아 삼나무숲길과 이어진다. 숲길을 거쳐 하천가를 따라가다 방향을 바꾸면 추억의 숲길과 치유의 숲길을 넘어 시오름 기슭에 이른다. 다시 방향을 틀어 한라산둘레길 동백길을 따라 가다 영천 서쪽 변을 끼고 남북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내리면 서귀포학생문화원 야영장에 닿는다.

솔오름 정상을 향하는 길은 삼나무숲이 있고 키 작은 나무들 사이로 풀밭이 간간이 보이는 비교적 평탄한 지역을 통과한다. 편백 조림지를 넘으면 비로소 오름 정상을 향하는 서쪽 입구에 닿는다. 편백과 삼나무 우거진 길을 따라 쉬엄쉬엄 오르면 서쪽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서는 서귀포 시가지와 드넓은 바다에 떠 있는 범섬, 문섬, 섶섬 등의 풍광이 눈에 들어오고, 동쪽 정상에서는 한라산이 지척이다.

무당버섯

개망초

쥐꼬리망초

솔오름은 서귀포시 동홍동에 있는 높이 113m의 오름이다. 현지인들은 '솔오름, 쏠오름' 또는 '미오름'이라 부른다. 일찍부터 '믜오름, 미오름'으로 부르다가 米岳(미악)으로 표기하면서 솔오름으로 해석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믜오름, 미오름'은 '민오름'과 같은 뜻이다. 오름 형태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나무들이 거의 없는 민둥산이어서, 마치 바닥에 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것 같다는 데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나무를 심고 크게 자란 지금의 오름을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할 필요는 없다.

솔오름을 내려 숲길로 들어선다. 종자가 달린 산수국이 장식화를 뒤집어 놓고 익어간다. 산수국은 꽃이 필 때는 커다란 장식화가 곤충을 유혹하다가, 수정을 마치면 시선을 외면하고 뒤돌아서 있는다. 숲길은 작은 하천을 따라 계속 이어지다 전신주 관리를 위해 만들어 놓은 길을 지나면 추억의 숲길과 만난다. 추억의 숲길은 옛 화전마을을 오가던 길을 보존한 길이다. 그 길은 다시 치유의 숲길과 하나가 되고, 그렇게 시오름 언저리에 닿으면 다시 동백길과 연결된다.

모시풀

가시엉겅퀴

애기도둑놈의갈고리

한라산 정상에서 서귀포시로 이어지는 남쪽 사면은 급경사를 이룬다. 서귀포시에서 보면 백록담 정상의 분화구와 그 아래에 펼쳐진 울창한 한라산 천연림이 이어지며 천연림 사이에 두 갈래로 나누어져 있는 산벌른내를 볼 수 있다. 백록담 남벽에서 발원하여 솔오름으로 향하는 동산벌른내는 영천이고, 백록담 서북벽과 서쪽 외륜에서 발원하여 알방애오름 부근에서 하나가 된 후 솔오름으로 향하는 내를 서산벌른내라 하는데 이는 동홍천이다. '벌르다(버르다)'는 제주어로 '장작 같은 것을 쪼개다'는 뜻이다. 이 계곡으로 인하여 산이 동서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동홍천과 영천은 솔오름 북쪽에서 합쳐져 영천이 되고 영천은 돈내코를 지나 칡오름 인근에서 효돈천과 합쳐져 효돈천이 되어 쇠소깍까지 이어진다. 사라졌던 동홍천은 서귀포 가까이에서 다시 솟아나 정방폭포까지 이어진다.

왜젓가락나물

천일담배풀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동백길은 동홍천과 영천을 가로지르며 지나간다. 흙이 파여나가 돌길이 된 둘레길을 조심히 가다 보면 길옆 돌 틈 사이에 노랗게 피어있는 왜젓가락나물과 열매가 갈고리를 닮았다고 하여 도둑놈의갈고리라 하는 꽃도 눈에 들어온다. 물이 졸졸 흐르는 작은 하천들을 여럿 지나 둘레길을 한참을 가다 영천을 만나면 방향을 틀어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는 영천을 따라 이어지고, 깊고 아름다운 계곡을 넘으면 서귀포학생문화원 야영장에 이른다.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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