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예산 등의 문제로 보류된 제주기록원 설립이 다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설립의지를 밝히고는 있지만, 설립에 필요한 부지나 투입될 예산의 확보 방안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8일 제주도의회 등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로써는 경남기록원이 2018년 처음으로 설립됐다. 당시 설립 예산은 127억원이 투입됐으며, 이중 특별교부세 5억을 제외하고는 전액 도비로 충당했다.
또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서울기록원의 경우에도 499억원의 설립 예산이 투입됐는데 전액 시비로 이뤄졌다.
제주의 경우도는 2021년 제주연구원에서 제주기록원 설립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했다. 당시 연동복합청사를 리모델링 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예산과 관련해 지방자치사무라는 이유로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전액 지방비를 투입해야 됨에 따라 재정문제로 사실상 없던일이 됐다.
이어 유휴청사 리모델링을 통한 제주기록원 설립도 검토되기도 했지만 번번히 예산에 발목잡혔다.
타 시도인 대구,경기,강원, 충남 등에서도 기록원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수립하는 등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역시 예산 문제로 선뜻 추진하지 못하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제주기록원의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제주도와 도의회가 서로 공감하면서 추진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향후 추진 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간 도의회 의정 활동 과정에서 제주기록원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강철남 행정자치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을)과 하성용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안덕면)은 제주기록원 설립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타시도 현장방문을 진행했다.
두 의원은 지난 6~7일 경남기록원, 창원대학교 박물관, 국가기록원 역사기록관을 방문해 기록원 운영 현황을 파악하고 현장 관계자들과 주요 업무 및 현안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기록원 방문은 제주기록원 설립 등 제주도의 정보, 기록권을 확대하고 기록물 연구 보존 환경을 모색하기 위해 추진됐다. 제주도 기록연구사 등도 동행했다.
특히 경남기록원은 국가기록원의 ‘기록관리스스템 고도화 3차 사업’ 중 ‘영구기록관리시스템 구축’시범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기록관리 시스템과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경남기록원은 옛 보건환경연구원을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어 ‘기록물의 보전·관리,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는 한계를 보였다.
강철남 위원장은 함께 동행한 공무원 등과의 평가 자리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다시 한번 기록원 설립은 예산의 문제가 아닌 의지의 문제임을 재확인 했다”면서 “경남기록원의 사례에서 보듯,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제주기록원은 리모델링보다는 신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