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침수 피해를 입은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주택.
[한라일보] 올여름 장마철에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는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대비가 중요해지고 있지만 제주지역 주택의 '풍수해·지진재해보험'(이하 풍수해 보험) 가입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집중호우나 태풍 등 재해 위험이 큰 '재해취약지역'의 보험 가입률도 낮아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풍수해보험은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를 보상해 주는 정책보험이다. 호우나 태풍, 홍수, 강풍, 풍랑, 지진 등으로 주택과 온실(비닐하우스 포함), 상가, 공장이 피해를 입었을 때 보상이 이뤄진다.
보험료의 대부분은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해 주고 있다. 전국 각 지역마다 주민이 부담하는 금액이 다른데, 제주에선 주택·소상공인은 15%, 온실은 18%만 부담하면 된다. 정부 지원에 더해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추가 지원하면서 주택 면적이 80㎡일 때 1년 보험료는 5235원까지 낮아진다.
이 같은 지원에도 도내 주택의 풍수해 보험 가입률은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매달 지자체에 통보하는 가입률을 보면 지난 4월 기준 도내 주택 가입률은 22.4%(모수 대비 가입률)로, 전국(34.8%)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비 피해가 컸던 울산이 185%, 충남과 전남이 48%대의 가입률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뚜렷하다. 제주의 경우는 이전에 피해를 입지 않았던 주택이 많아 보험 가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재해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지역에서도 관심이 낮다는 데 있다. 도내 붕괴위험지역과 산사태취약지역, 해일위험지역 등의 재해취약지역은 보험료를 전액 지원받을 수 있는데도 가입 신청은 저조하기만 하다.
제주도는 도내 951가구(제주시 623가구, 서귀포시 328가구)가 재해취약지역 내 주택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 5.7%인 54가구만이 풍수해 보험 가입을 마친 상태다.
보험료 무료 혜택에도 가입률이 저조한 데에는 낮은 인지도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제주도는 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가구별 우편을 보내 신청을 독려하고 있다.
제주도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재해취약지역 내 주택에 대해선 민간단체가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으로 예산 소진 시까지 개인 부담금이 전액 지원되고 있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제주시 지역 가구에 신청 서식과 관련 내용을 알리는 우편물을 발송했고, 서귀포시 지역 가구에도 다음 주 내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난취약지역은 도내 다른 곳보다 재난 위험이 크기 때문에 사전에 피해를 보장받을 수 있는 대비가 중요하다"며 "최근에 달라지는 기상 상황에 경각심을 가지고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풍수해 보험은 가입 승인 이후 1년간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태풍 등이 예보됐을 때는 가입이 불가해 사전에 가입을 마쳐야 한다. 도내 재해취약지역 내 거주 중인 가구는 읍면동주민센터로 신청하면 되며, 그 외에 도민은 풍수해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 7곳을 통해 가입 신청이 가능하다. 해당 보험사와 자세한 가입 방법은 국민재난안전포털 누리집(www.safekore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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