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때문에 못 살겠다"… 뿔난 애월읍 주민들 호소

"악취 때문에 못 살겠다"… 뿔난 애월읍 주민들 호소
애월 곽지리 주민들 "마을 입구 악취로 수년째 고통"
하수관로 파열·기존 관로 방치 등 원인 가능성 제기
도, 자연 유하관 구조적 문제… "미생물 투입해 효과"
문제는 비용… 지역주민들 "지속가능한 대책 마련을"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 "시설 개선 등 조치 검토"
  • 입력 : 2024. 07.23(화) 15:26  수정 : 2024. 07. 23(화) 15:47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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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민원의 해법을 찾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김애숙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가 23일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 마을 입구에서 주민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라일보] "정말 살아봐야 압니다."

"오죽하면 이 앞에 버스 정류장을 옮겨 달라고 요구하겠습니까."

23일 일주도로가 지나는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 마을 입구에 모인 주민들이 말했다. 애월읍에서 배출된 하수가 한경면 제주서부하수처리장에 도달하기 전에 거치는 관문 중 하나인 곽지중계펌프장이 인접한 이곳에선 수년째 악취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턴 악취로 인한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김모(64) 씨는 "이 인근에서 농어촌민박을 운영하고 있는데, 손님들이 올 때마다 무슨 냄새냐고 묻는다"면서 "여기 사는 사람들은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중계펌프장이 있는 마을 입구와 마을 끝 지점에서 유독 냄새가 심하다"며 "왜 유독 이곳에서만 악취가 심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특정 지점에서 악취 문제가 지속되면서 주민들은 하수관로 파열 등의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상하수도본부가 악취 문제를 잡기 위해 이 일대 차집관로 맨홀 일부를 폐쇄했는데, 기존 차집관로가 철거되지 않은 것도 원인일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낸다. 차집관로는 하수처리장까지 하수를 흘려보내는 관로를 말한다.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되자 제주도상하수도본부는 기존 맨홀의 악취 원인 등을 조사했지만 별다른 문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차집관로를 샘플 조사한 결과 하수 찌꺼기 등 악취 유발 요인이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게 상하수도본부의 설명이다.

제주도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작년부터 하수량이 늘어나면서 악취 문제가 심해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악취가 문제되는 지점은 (하수가 자연경사에 의해 이동하는) 자연유하관 구조로 돼 있는데, 중간중간 맨홀을 통해 가스가 올라오면서 악취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수 자체에서 발생하는 황화수소, 암모니아 등의 악취 가스가 배출되며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런 이유로는 특정 구간에만 악취가 심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제주도상하수도본부는 맨홀 교체, 노후차집관로 보수, 곽지중계펌프장 증설 등으로 악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부지역 하수가 곽지중계펌프장으로 오기 전 단계인 애월중계펌프장부터 '미생물 공법'을 도입한 결과 악취 저감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이를 지속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문제는 예산이다. 제주도상하수도본부는 지난 9일과 16일 각각 애월중계펌프장, 곽지중계펌프장에 미생물 투입 장치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데, 그 비용이 하루에 70~80만원에 달한다. 이를 1년 내내 가동했을 때 약 3억원의 예산이 해마다 투입돼야 한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대책이 될 수 있느냐는 문제가 남아 있다.

같은 날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을 찾은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지역주민들이 냄새로 고통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시설 개선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장 방문은 제주도 시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과 전문조사관 등이 함께했다. 지난해 2월 출범한 서민고충처리위는 현재까지 134건의 고충 민원을 접수해 처리했다. 처리위에 접수된 안건 처리 기한은 접수일로부터 60일이며, 1회에 한해 연장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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