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주愛빠지다] (6)‘북스페이스 곰곰’ 대표 김지연 씨

[2024 제주愛빠지다] (6)‘북스페이스 곰곰’ 대표 김지연 씨
제주 이주 11년 차 가슴 따뜻해지는 책방지기
10년 근무한 출판사 편집 일 접고 남편과 제주행
책방지기로 제주살이… ‘엄마와 그림책’ 조합 결성
  • 입력 : 2024. 07.31(수) 01:00  수정 : 2024. 08. 16(금) 09:5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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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근무한 출판사를 접고 남편과 제주살이를 시작한 김지연씨는 시끌벅적한 책방보단 동네사람들이 스스럼 없이 찾는 그런 책방을 하고 싶다고 한다.

[한라일보] "'우리동네 책방' 이라는 그 이름에 딱 맞는 책방." 에세이스트 박진희 작가는 모 잡지에 실은 글에서 제주시 도평동에 있는 독립서점 '북스페이스 곰곰'을 이렇게 소개했다.

책방지기 김지연 대표(43)의 바람도 그러하다. 관광객 등 많은 사람들로 시끌벅적한 책방보단 소수일지라도 동네 사람들이 스스럼 없이 찾아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그런 책방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김 대표는 11년 차 이주민이다. 경기도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남편 김성모(47)씨와 함께 제주로 이주했다.

대학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한 김 대표는 아동 출판사에서 10년 간 논술 교재를 편집했다. 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2017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한 '이순신의 거북선 노트'란 책의 저자로도 활동했다.

그러나 출판사 일이란게 마감과의 싸움이다보니 늘상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야근도 잦고 직장과 자택 간 거리도 멀어 피로는 쌓여갔다. 바쁜 일상에 지쳐서일까. 김 대표 부부는 늘상 귀촌생활의 꿈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제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남편의 누나를 만난 것을 계기로 제주 이주가 시작됐다.

김 대표는 "형님(시누이)이 너희도 제주에서 생활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이주를 권유했다"며 "그 이야기를 듣고 3개월 만에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에 왔다"고 말했다. 친정 가족들도 만류하고, 제주에서 무엇을 할지 딱히 정해진 것도 아니었지만 두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남편은 "인터넷만 되면 상관 없다"는 말로 이주를 독려했다.

김 대표는 제주 이주 4년째인 2017년 북스페이스 곰곰을 개점했다. 책방지기는 전공과 함께 논술 교재 편집 일을 한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이었다. 또 책을 읽기 힘들어하거나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올바른 독서 방법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한다.

북스페이스 곰곰은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문학·인문학 도서들로 채워져 있다. 김 대표는 책방을 책을 팔고 읽는 공간만으로 여기지 않는다. 한 때 책방에서 친환경 마켓인 플리마켓을 열었던 김 대표는 지금은 학부모가 참여하는 그림책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지역주민들과도 안면을 텄고 또다른 창업으로 이어졌다. 그림책 모임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 책방에서 학부모들과 함께 그림책 가치는 무엇인지, 아이와 책을 함께 읽으며 어떻게 돈독한 관계를 쌓을수 있을지 등을 토론하다 2021년 서로 뜻이 맞아 '엄마와 그림책'이란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김 대표는 "'책 육아'를 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을까하고 권수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며 "책 육아는 책을 읽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독서 과정에서 아이의 적극적인 반응과 공감을 이끌어내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엄마와 그림책 참여자들이 '책을 읽는 시간이 숙제 같았는데 이제는 즐겁다' '아이의 시각으로 책을 보게됐다' 등의 높은 만족감을 보여 뿌듯하다고 했다.

독립서점이라 책 마진율이 높지 않고, 그리 손님이 많지 않지만 동네에서 꾸준히 책방을 찾아주는 주민들이 있어 보람을 느낀다는 김 대표. 그는 이 책방에서 가슴이 따뜻해지고 사람들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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